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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증세 조심”… 서핑하다 ‘하반신 마비’ 온 치과의사의 경고

서핑하다 하반신 마비된 치과의사
“신경 전부 죽어… 형용 못할 고통”
“충분한 준비운동과 대비 필요”

유튜브 캡처

휴가차 찾은 해변에서 서핑을 하다 갑작스러운 하반신 마비 사고를 겪은 치과의사 김보현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구독자 78만여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은 지난 1일 ‘하루아침에 하반신 마비가 된 이유와 생각보다 너무 위험한 이 행동’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는 치과의사인 교정 전문의 김보현씨가 출연해 “진료를 마치고 병원에서 퇴근했다가 다음 날 같은 병원 응급실에 환자로 들어왔다”며 하반신 마비 경위를 밝혔다.

김씨는 사고 경위에 대해 “휴일에 친구들과 함께 처음으로 서핑을 하러 갔다”며 “조금 늦게 도착해 준비운동을 제대로 안 하고 혈액 순환도 안 된 상태에서 서핑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핑을 하기 위해서는 서핑보드 위에서 파도를 따라가기 위해 팔을 젓는 동작인 ‘패들링’과 허리를 세웠다가 곧바로 접는 자세를 반복해야 한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허리 쪽 혈관에 무리가 갔다”며 “충격 때문에 혈관이 부었고, 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안 됐다. 이 동작이 반복되면서 신경이 죽었다”고 말했다.

물 안에서는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던 김씨는 해변으로 나오자마자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고 한다.

김씨는 “물 안에 있을 때는 부력 때문에 몰랐는데 백사장에 나오니 다리에 힘이 쭉 빠져서 주저앉았다”며 “강습 업체도 모르니까 ‘쉬면 괜찮아진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급한 마음에 119를 불렀지만 당시 혈액 공급이 멈추며 “발끝부터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이 올라왔다”고 했다.

김씨를 하반신 마비에 이르게 한 현상은 ‘파도타기 척수병증(surfer's myelopathy)’이라는 희귀 신경병증이었다. 하와이 등 태평양 휴양지에서는 여러 사례가 보고됐으나 국내에서는 발병 기록조차 드물다.

김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해 강습업체는 알지도 못했고, 응급실에서도 잘 모르더라”며 “다음 날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겼고 그때부터 완전 마비 상태로 움직임도 감각도 없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개선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서핑을 시작하기 전 준비운동을 철저하게 하고 이 같은 위험성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씨는 “서핑을 처음 가는 남자들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충분한 준비운동이 안 됐을 때 이런 증상이 오면 중단해야 한다. 서핑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이런 위험성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차이가 엄청 크다”고 강조했다.

7개월간의 병상 생활을 마치고 진료 현장으로 돌아온 김씨는 “가족들이 제게 힘을 줬고 무언의 응원들을 느끼면서 ‘빨리 복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기억했다.

김씨는 “이제는 10시간, 15시간 진료해도 괜찮다. 신경통과 저림이 항상 있지만 진료를 하면서 다른 데 집중하면 통증을 못 느낀다”며 “환자 입장을 겪어 보니 의사의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는 걸 느껴서 아무리 바빠도 설명을 많이 해주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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