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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무용수’ 자하로바… 내한공연 확정에 ‘술렁’

4월 공연 앞두고 문화계 갑론을박
친푸틴계 인사로 연방의원 지내기도
“러 예술가 보이콧 흐름 역행” 비판도


친푸틴계로 알려져 ‘푸틴의 무용수’라 불리는 세계적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45)가 다음달 17~21일 내한 공연이 예정돼 문화공연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적으로 번진 ‘러시아 예술가 보이콧’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자하로바는 4월 17~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의 삶을 다룬 발레 ‘모댄스(Modanse)’의 국내 초연을 확정지었다. 자하로바가 주연을 맡은 데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의상 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해 초연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자하로바의 방한을 앞두고 공연계에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자하로바는 우크라이나 출생이지만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지지 서명에 동참했으며, 푸틴의 집권 통합러시아당 당원으로 연방의원을 지내는 등 푸틴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연계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수한 생명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푸틴의 무용수가 한국 무대에 오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유럽과 미국에서 보이는 러시아 출신 예술가 보이콧 움직임과는 반대된다는 것이다.

대표적 친푸틴 예술가로 분류되는 러시아의 세계적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독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부터 해고됐으며,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그의 이름을 딴 페스티벌을 폐지하기도 했다.

또 유럽 최대의 음악 축제로 불리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주최 측인 유럽방송연합도 2022년 행사에서 러시아의 참가를 제한했다.

자하로바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일부 공연 취소 사태를 겪은 바 있다. 만약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한국은 러시아의 전쟁을 규탄한 나라 중 처음으로 ‘자하로바가 공연하는 나라’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술은 예술로만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무용 관계자는 “모댄스는 자하로바를 위해 외부 단체가 만든 작품”이라며 “개인의 예술활동에 대한 정치적 제약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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