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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홈플러스 매각 임박했나…‘원조 홈플맨’도 떠났다

‘MD 수장’ 상품1·2부문장 전격 교체
MBK, 매각 작업 속도 관측
올해 차입금 8000억원 만기 도래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가 상품부문장을 포함한 핵심 임원진을 대폭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방향과 관련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는 부문장급 임원을 동시 교체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달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체제 첫 인사로, 매각을 위한 경영 효율화 작업을 가속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일자로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상품1부문장으로 임경래 신선식품본부장(상무), 상품2부문장으로 감태규 그로서리상품본부장(상무)를 신규 임용했다. 안전보건관리부문장에는 이철 상무가, 영업인사본부장에는 정기만 상무가 승진 임용됐다.

대형마트 업계에서 상품부문장은 ‘임원의 꽃’이라고 불리는 자리로, 상품을 기획·소싱하는 MD(상품기획자)·바이어 조직을 총괄한다. 홈플러스는 2021년 당시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제훈 부회장이 단행한 첫 인사에서 바이어 조직을 분리해 카테고리별 전문성을 강화한 바 있다. 상품1부문이 신선식품과 베이커리, 가전 등의 상품 소싱 업무와 상품지원, 상품안전 등의 지원업무를 맡았고, 상품2부문은 그로서리·자체브랜드(PB) 상품, 레저·문화, 홈리빙·홈인테리어, 패션상품을 총괄했다.

홈플러스가 이번 인사에서 두 부문장을 동시에 교체한 데다 전무급 직책을 상무로 채운 것을 두고 내부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홈플러스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한 때 부사장이 맡았던 상품부문장직이 상무까지 내려간 이번 인사에 직원들은 ‘롤모델을 잃었다’며 허탈해하고 있다”며 “매각을 위한 물갈이 작업인 동시에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임 상품1부문장이었던 김웅 전무는 1997년 당시 삼성물산 홈플러스에 합류한 신선식품 분야 전문가로, 2015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전부터 임직원들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졌다. 2부문장이었던 오재용 전무는 이 부회장이 영입한 인물로, 세븐일레븐 상품부문장을 역임한 상품 소싱분야 전문가였지만 이 부회장이 대표직에서 내려오자마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왼쪽부터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김웅 전 상품1부문장(전무), 오재용 전 상품2부문장(전무).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측은 이번 인사 내용을 공지하면서 “고객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쇼핑경험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 조직의 긍정적 변화를 통해 회사의 재도약을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이번 인사는 매각과 무관하다”며 “정기인사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임원인사가 상품 전문가 대신 매각 준비 작업에 적합한 인사들로 교체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월 MBK파트너스 김 부회장을 홈플러스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조주연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경영진 교체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아웃 전문가 김 부회장과 수익성 개선 전문가 조 사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을 근거로 홈플러스 매각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홈플러스는 올해 8000억원대 차입금의 만기가 돌아온다. 오는 6월 메리츠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3000억원과 10월 인수금융과 운영자금 등이 포함된 약 5753억원이 만기된다. 업계에선 유통 업황 둔화, 부동산 가치 하락에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가 불리한 차환 조건을 안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기업형슈퍼마켓(SSM) 브랜드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우선 분리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가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고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부담을 지고 있다며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로 유지했다. 한신평은 지난해 2월 28일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업계 내 경쟁력이 약화했다며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내린 바 있다. 홈플러스는 2021년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시장에서 자금난 우려가 제기되자 “차입금 리파이낸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화 작업에 나섰다.

앞서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는 2015년 영국 대형마트 기업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4조3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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