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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 웹툰만 읽지?” 日 만화의 성지에서도 한탄

입력 : 2024-03-03 10:11/수정 : 2024-03-03 13:17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만화 강국 일본에서 한국 웹툰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일본 내 ‘만화 성지’로 꼽히는 지역에서 웹툰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셰어하우스가 최초로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2일 일본 주간지 플래시(FLASH)는 웹툰의 강세로 ‘만화 강국’ 일본에 위기가 닥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는 일본 만화 앱 시장에서 네이버 웹툰의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와 카카오픽코마(구 카카오재팬)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에 달한다고 전했다.

매체는 “일본 만화는 스마트폰으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웹툰은 하나하나의 장면이 화면 가득 표시돼 그림이 크고 박진감도 넘친다. 대사가 적고 화면을 확대하지 않고 위아래로 스크롤하는 것만으로 경쾌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며 “유튜브와 틱톡이 인기를 얻는 가운데 짧은 시간 안에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설계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만화의 경우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역 Z자를 그리며 읽어야 하는 독특한 문법을 갖고 있는데, 웹툰은 이와 달리 직관적으로 소비할 수 있어 폭넓은 국가에서 쉽게 통용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소년 만화 잡지 ‘소년 점프’ 편집자 도리시마 가즈히코는 저서에서 웹툰을 두고 “일본 장기 만화에 맞설 수 있는 최초의 라이벌”이라 평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본 내 이 같은 웹툰 열풍이 웹툰 작가 지망생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을 대표하는 만화가들이 많이 거주해 일명 ‘만화의 성지’로 알려진 도쿄도 도시마구에는 지난해 2월 웹툰 작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위한 셰어하우스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완성됐다.

‘만화장’이라는 이름의 이 셰어하우스는 8개의 개인실로 구성돼 있다. 개인실 내부에는 웹툰 작업을 위한 태블릿 단말기와 작업용 넓은 책상이 마련돼 있다. 입주기간은 1년으로, 추후 웹툰 작가로 데뷔하게 되면 수입의 일부를 시설에 환원한다. 다만 데뷔하지 못하면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웹툰의 인기를 증명하듯 셰어하우스 입주를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예술대학에서 만화 제작을 배운 이들이 입소하며, 높은 경쟁률의 기능 심사를 통과해야 입주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본 국보이자 최고 만화로 여겨지는 ‘조수인물희화’를 소장하고 있는 다카야마 절이 위치하는 등 일본의 또 다른 만화 성지인 교토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전국 작가 지망생이 모이는 교토 세이카대 만화학부에서도 웹툰만 보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교토 세이카대 구본원 강사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교수진은 일본 만화를 제대로 읽으라고 가르치고 있지만 (이런 가르침은) 이제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매체는 “그간 일본 산업계는 강점이었던 TV와 반도체에서 한국에 밀려 쓴맛을 봤다”며 “만화도 언젠가는 이웃나라(한국)에 밀려날 것인가”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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