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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4위 대국의 무상급식 예고… 세계은행 “신중하라”

인도네시아 차기 대통령 유력 프라보워
“어린이 8290만명 무상급식·우유” 공약
WB “GDP 3% 적자 상한선 준수해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수도 자카르타에서 리처드 말레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최종 개표 결과는 다음 달 20일 발표된다. 프라보워 장관은 당선을 확정하면 오는 10월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오는 10월 출범할 것으로 유력시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후보의 새 정부가 무상급식을 예고하자 세계은행(WB)이 재정 건전성 악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세계 4위 규모인 2억8000만명, 그중 무상급식 대상인 어린이 수는 한국 인구(추계 5175만명)보다 많은 8290만명이다.

인도네시아 온라인 영자지 자카르타 글로브는 28일(현지시간) “WB가 차기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무상급식 공약과 관련해 2025년 재정 건전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WB는 무상급식으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투 카호넨 WB 인도네시아·동티모르 대표는 지난 27일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인도네시아 재무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에서 3%로 법에 명시된 재정 적자 상한선을 준수하고, 거시경제와 재정 안정성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권 레이스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고, 현직 국방장관이기도 한 프라보워 후보는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현재 70%를 넘긴 개표에서 프라보워 후보의 득표율은 58%를 넘겼다. 대선의 최종 결과는 한 달여의 개표를 거쳐 다음 달 20일 발표된다. 당선을 확정하면 오는 10월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프라보워 후보의 주요 복지 공약 중 하나는 어린이 8290만명에 대한 식사‧우유 무상 제공이다. 프라보워 후보는 임기 2년차로 넘어갈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9년까지 무상급식 보급률 100%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프라보워 후보는 무상급식 재정으로 내년 100조 루피아(약 8조5000억원), 2029년에는 연간 450조 루피아(약 38조40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450조 루피아는 인도네시아 GDP의 2%에 달하는 금액이다.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는 우유를 제외한 아동 1인당 하루 급식 예산을 1만5000루피아(약 1280원)로 추계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할 예정이다. 자카르타 글로브는 “학생 1명당 연간 245차례 등교를 가정할 때 무상급식 예산에 327조8100억(약 28조원)의 재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프라보워 후보는 무상급식 재원 마련을 위해 국세청을 재무부에서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편입해 실질적인 조세 부담률을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WB는 물론 국제 신용평가사(신평사)들도 프라보워 후보의 무상급식 시행으로 인한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앞서 세계 3대 신평사 중 하나인 피치는 인도네시아 대선 1주 뒤인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프라보워 후보의 무상급식 공약을 우려하며 “인도네시아 경제 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기 재정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다른 3대 신평사 무디스도 “현시점에서 국가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지만, 정책 방향과 공약 이행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한 의회 구성에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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