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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연극에 로봇 배우 등장한다

4월 무대에 오르는 연극 ‘천 개의 파랑’에 등장

입력 : 2024-02-28 14:46/수정 : 2024-02-28 15:25
국립극단이 4월 선보이는 연극 ‘천 개의 파랑’의 콘셉트 사진. 이 작품에는 국립극단 74년 역사상 처음으로 로봇 배우가 출연한다. 국립극단

국립극단 연극에 최초로 ‘로봇 배우’가 등장한다. 국립극단은 오는 4월 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천 개의 파랑’에 로봇 배우 ‘콜리’가 출연한다고 28일 밝혔다.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천 개의 파랑’은 지난해 국립극단 작품개발사업 ‘창작공감:연출’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이다. 연출가 장한새, 작가 김도영이 창작진으로 참여한다.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 제작된 콜리는 145㎝의 아담한 키와 동명 원작 소설과 같은 브로콜리 색깔의 몸통을 지니고 있다. 얼굴은 LED로 제작해 눈의 밝기를 조절하고 말을 하는 등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콜리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한다. 반자동 퍼펫 형태로 상반신과 팔, 손목, 목 관절 등을 스스로 움직일 수 있고, 가슴에는 대사를 발화하는 스피커가 달려있다.

국립극단 측은 “콜리는 라이브로 움직임과 대사를 소화한다”라며 “조명장치 제어 시 사용하는 ‘DMX 신호’로 큐사인을 받아 자동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콜리 역할을 나누어 연기하는 인간 배우의 도움을 받아 움직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작동을 대비해 콜리와 똑같은 사양의 ‘커버 배우’도 준비돼 있다. 국립극단의 74년 역사상 창작진 크레딧에 ‘로봇’ 담당이 올라가는 최초의 공연이다.

국내 연극 무대에서 로봇 배우의 등장은 앞서 몇 차례 있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만든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1’이 2009년 국립국악관현악단 공연에 출연한 데 이어 연극 ‘로봇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주인공을 맡은 바 있다. 다만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로봇 연극은 2013년 페스티벌 봄에 초청된 일본 연극 ‘사요나라’다. 일본의 유명 극작가 겸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는 2008년부터 인공지능 로봇 권위자인 이시구로 히로시와 함께 ‘로봇 연극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히라타의 로봇 연극은 로봇이 등장하는 단순한 퍼포먼스에서 벗어나 드라마가 있는 연극의 배우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연극에서 로봇 배우가 퍼포먼스를 넘어 드라마에 깊숙이 녹아드는 작품은 국립극단의 ‘천 개의 파랑’이 될 전망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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