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밥 먹고 배탈”… 식당 협박 ‘장염맨’ 돌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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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전국의 식당과 카페를 상대로 “거기서 밥 먹고 배탈 났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냈던 일명 ‘장염맨’이 돌아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수법으로 보상금을 요구하는 손님의 전화를 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에는 세종에서 요식업을 하는 한 사장님의 제보가 소개됐다. 제보자는 한 손님으로부터 “식사했던 일행 중 네 사람이 복통에 설사까지 했다. 바로 다음 날 출국하고 오늘 귀국해서 연락드린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JTBC '사건반장' 영상 캡처

언제 식당에 왔던 건지 묻자 “지금 같은 얘기 몇 번 하게 하냐”며 말꼬리를 잡았다. 그러면서 “전화 받은 사람은 누구냐”고도 했다. 사장이라고 대답하자 “업주가 지금 손님의 건강을 묻거나 사과하는 게 아니라 지금같이 응대하는 게 맞냐”고 따지고 들었다.

4년 전에도 전국 자영업자 사이에서 ‘장염맨’으로 불렸던 악질적 수법과 유사했다. 2020년 5월부터 1년반 정도 활동한 ‘장염맨’은 실제로 먹은 적도 없으면서 식당, 카페 수십곳에 전화해서 “여기서 먹고 장염에 걸렸으니 치료비, 합의금을 내놓아라. 아니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어려움이 컸던 자영업자들은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냈다. 당시 ‘장염맨’이 갈취한 금액은 8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장염맨’은 본인을 로펌 대표라고 주장하며 “우리 법무팀장에게 지시해서 민사소송과 행정처분을 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염맨’은 2년 전 꼬리가 잡혀 실형을 선고받았다. 실체가 드러난 ‘장염맨’은 40대 무직 남성이었다. 정작 범인은 잡혔으나 피해 업주들은 손해 본 금액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미 피해금액은 도박 등으로 탕진한 상태였다.

그런 ‘장염맨’과 수법이 거의 동일한 피해 사례가 최근 자영업자 카페에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속초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도 ‘사건반장’에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장염맨’으로 의심되는 남성은 이 식당에 전화를 걸어 “2주 전 음식을 먹고 바로 해외에 갔는데 배탈이 나서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언제 드셨냐’고 물으니 “그런 걸 따지는 것부터 마인드가 잘못됐다. 나는 유명한 변호사, 검사, 강원도의회에 아는 사람이 많다”며 “장사 못 하게 해주겠다”고 협박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말꼬리 잡는 것을 보면 수법이 비슷하다”며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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