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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촌 근친혼 허용 검토… 유림 “족보 엉망된다” 반발

법무부, 근친혼 기준 축소 검토
‘4촌 이내’로 완화 제안 나와
성균관·유림 강력 반발

입력 : 2024-02-27 18:18/수정 : 2024-02-28 10:49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게티이미지뱅크

법무부가 친족 간 혼인(근친혼) 범위를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성균관과 유림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 방안이 법안에 반영되면 사촌형제의 자녀와 결혼이 가능해진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법무부가 근친혼 금지 범위를 재검토하기 위해 발주한 연구 용역보고서에서 혼인 금지 범위를 8촌 이내 혈족에서 4촌 이내 혈족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용역을 시행한 현소혜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같은 제안에 대해 “5촌 이상의 혈족과 가족으로서 유대감을 유지하는 경우가 현저히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 교수는 “아직 국민 대다수가 6촌까지를 가까운 친족으로 관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근친혼 금지 범위를 8촌 이내에서 6촌, 이후 4촌 이내로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도 “점진적 축소 방안이 위헌 논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민법 809조 1항은 8촌 이내 혈족과의 결혼을 금지한다. 809조 2항은 이런 관계의 남녀가 결혼한 경우 무효로 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22년 10월 27일 8촌 이내 혼인을 금지하는 1항을 합헌이라고 판단하면서도 ‘혼인한 경우 무효(809조 2항)’라는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법무부의 ‘근친혼 범위 축소’ 검토는 이런 판결에 대한 후속 조치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성균관과 유림은 크게 반발했다.

성균관 및 유도회총본부와 전국 유림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가족을 파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8촌 이내를 당내간이라 하여 고조부를 함께 하는 가족”이라며 “근친혼의 기준을 급하게 변경하면 인륜이 무너지고 족보가 엉망이 되고, 성씨 자체가 무의미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균관 등은 “전국 유림은 이러한 만행을 규탄하며 온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다. 법무부는 당장 연구용역을 중단하고 가족을 파괴하는 일을 멈추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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