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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파묘’의 손흥민이라는 말, 몸 둘 바 모르겠다…직업인으로서 표현에 중점”

배우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실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관객들이 재미있게 봐 주실까 걱정했는데 지금은 안도감이 들고, 영화가 잘 되고 있어 기쁘고 감개무량합니다.”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26일 만난 배우 김고은은 영화 ‘파묘’에서 선보인 연기가 호평받는 데 대해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개봉 사흘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 상반기 한국영화 최고 기대작’이란 전망을 보란듯이 입증했다.

배우 김고은. BH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파묘’에서 무속인 화림으로 변신한 김고은의 연기는 영화에 함께 출연한 대선배 최민식이 “‘파묘’의 손흥민”이라고 극찬할만큼 제작진과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역할, 일상 생활에서 접하기 어려운 경험을 연기로 녹여내는 것이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김고은은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는 직업 영역을 다루는 작업을 하게 된다는 생각에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처음엔 어색하고 엄청 괴로울 거라는 생각도 당연히 있었지만, 반가운 작품이었다”며 “화림이 능력 있고 프로 의식, 특유의 아우라도 있는 인물로 대본에 그려졌기에 어색하게 표현하면 안 된다는 압박이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게 배우고 연기하는 과정은 즐거웠다”고 돌이켰다.

영화 '파묘' 스틸사진. 쇼박스 제공

화림은 이도현이 맡은 봉길과 함께 해당 직업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탈피한 인물이다. 긴 생머리에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가죽 코트를 입는 등 개성을 드러내며 스스로를 꾸미는 센스가 남다르다. 헬스클럽에서 열심히 운동하며 자기관리도 한다. 새로운 ‘MZ 무속인’의 모습에 관객들은 흥미를 보였다.

김고은은 “직업인의 한 명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 실제로 젊은 무속인 중에서 패션에 관심이 많고 직업을 얘기하지 않으면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스타일리시한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아주 좋은 차를 타고 와서 트렁크에서 말 피를 꺼낸다더라”며 “그런 현실적인 모습을 장재현 감독이 캐릭터에 입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파묘' 스틸사진. 쇼박스 제공

기독교인으로서 이같은 직업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주변의 우려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장 감독도 사실은 집사님”이라며 웃은 김고은은 “현장 스태프도, 같이 무속인 연기를 한 이도현도 각자의 종교가 있다. 하나의 직업으로 접근했기에 역할이 문제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뭘까. 김고은은 “장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오컬트 장르는 불명확한 지점이 많은데 장 감독은 계산이 명확한 연출을 한다”며 “게다가 최민식 선배가 출연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기회가 되면 이야기라도 나눠보고 싶다고 늘 생각해 온 분”이라며 “유해진 선배도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기 때문에 그 분들과 합을 맞추는 역할이란 말에 더 이상 고민할 게 없었다”고 했다.



최근 김고은은 한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해 ‘돈값하려 한다’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됐다. 배우들이 고액의 출연료를 받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의 철학은 현장에서 만난 선배들의 영향을 받았다.

김고은은 “특별히 언제부터 그 생각을 했다기보다 현장에서 기본적으로 선배들이 갖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걸 보고 배운 것”이라며 “선배들이 연기를 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내게 이어져 왔다. 배우가 현장에서 주인의식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화 ‘은교’(2012)로 큰 관심을 받으며 데뷔한 김고은은 어느덧 배우 생활이 10년을 훌쩍 넘겼다. 앞으로 어떤 연기가 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한 작품을 끝내면 돌이켜보고 이번엔 무엇이 부족했는지 반성의 시간을 가진다”며 “앞으로 배우로서 어떻게 하고 싶은지 생각하기보다 ‘지금 하고 있는 걸 잘하자’는 생각이다. ‘내가 성장했구나’하는 느낌은 여러 작품을 하고 나서 한참 뒤에 느끼게 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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