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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국위 의장, 트럼프 압박에 결국 사임키로

입력 : 2024-02-27 06:15/수정 : 2024-02-27 06:54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 온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이 내달 8일 사임하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바람대로 며느리가 후임 의장으로 선출될 경우 당 조직과 자금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다만 RNC 내부에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됐다.

맥대니얼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3월 8일 휴스턴에서 열리는 춘계 대회에서 사임하기로 했다”며 “전통적으로 RNC는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변화를 겪어 왔다. 이를 존중하는 것이 나의 뜻”이라고 밝혔다. 다만 맥대니얼 의장은 공화당 대선 승리를 위해 위원회에 남아 계속 활동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맥대니얼 의장은 2012년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밋 롬니 상원 의원 조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7년 그의 지지를 받아 의장으로 선출됐다.

둘의 관계는 지난해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법률 비용 문제로 돈이 궁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대니얼 의장이 RNC의 자금 지원을 막았다는 이유로 분노하며 노골적으로 사퇴를 요구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위원장인 마이클 와틀리, 자신의 차남 에릭과 결혼한 라라를 공동 의장으로 추천했다. 또 RNC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신의 캠프 고문인 크리스 라시비타를 앉히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당 조직과 자금을 틀어쥐겠다는 계획이다.

라라도 자신이 후임 의장으로 당선되면 “단 한 푼의 돈도 남기지 않고 트럼프 재선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다만 라시비타는 RNC가 모금한 자금을 트럼프 법률 비용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NC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사당화(私黨化)를 저지하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당장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트럼프가 가족과 측근을 RNC 지도부에 앉히려는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의 사적 재판을 위한 돼지저금통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그가 이미 지난해 5000만 달러 상당의 기부금을 법률 비용으로 사용한 것을 지켜봤다”고 비판했다.

헨리 바버 RNC 위원은 당의 최종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경선 과정에서 RNC가 중립을 유지하고, 특정인의 법률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당 자금을 쓰지 않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결의안은 “RNC와 지도부는 경선 기간 내내 중립을 유지하고, 대의원 수가 (과반인) 1215명에 달해 후보가 명확히 결정될 때까지 특정 후보의 캠프에서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대선과 관련되지 않은 후보자 개인, 사업 또는 정치적 법률 비용을 RNC 자원으로 지출하는 건 RNC의 주요 임무인 후보자 선출 지원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바버 위원은 “이제 5개 주에서 경선이 끝났을 뿐인데 트럼프는 경기 도중 게임 규칙을 바꾸려 한다. 나쁜 선례”라고 말했다. 바버 위원은 다음 달 8일 춘계 대회 때 결의안을 투표에 부칠 계획이지만 얼마나 많은 위원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라고 CNN은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사기 대출 혐의에 대해 4억5400만달러 벌금(이자 포함)을 부과한 뉴욕 맨해튼지방법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탁금 마련을 위한 채권 발행을 위해 보증 회사들과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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