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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클래식 발레 대명사 ‘백조의 호수’와 함께

서울 비롯해 국립발레단 3곳, 유니버설발레단 6곳 투어 공연
두 발레단 모두 러시아 안무가 재안무 버전… 결말은 정반대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중 호숫가 장면. 오데트 공주 역의 조연재와 지그프리트 왕자 역의 박종석이 파드되(이인무)를 추고 있다. (c)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다. 발레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골고루 사랑받는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다.

3월 ‘백조의 호수’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공연된다. 한국의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공교롭게도 ‘백조의 호수’를 가지고 나란히 투어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은 3월 15~16일 부산시민회관, 20~21일 구미문화예술회관, 27~31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관객을 만난다. 그리고 유니버설 발레단은 1~2일 용인포은아트홀, 8~9일 김천시문화예술회관, 15~16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23~24일 고양아람누리, 29~30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올린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중 호숫가 장면. 오데트 공주 역의 강미선과 지그프리트 왕자 역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파드되를 추고 있다. (c)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는 마법사 로트바르트의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가 됐다가 밤에는 다시 인간이 되는 오데트 공주와 그녀에게 매혹된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음악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의 의뢰로 만들어진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가 처음 발레음악에 도전한 작품이다. 당시만 해도 발레음악은 이류 작곡가들의 분야였지만 러시아 음악계를 대표하던 차이콥스키가 ‘백조의 호수’ 음악을 맡은 이후 그 위상이 올라가게 됐다.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중 왕실 무도회 장면. 흑조 오딜 역의 조연재와 지그프리트 왕자 역의 박종석이 파드되를 추고 있다. (c)국립발레단

다만 1877년 볼쇼이극장에 올라간 ‘백조의 호수’ 초연은 실패로 끝났다. 뛰어난 음악에 걸맞은 안무가 만들어지지 못한 탓이다. 지금의 ‘백조의 호수’는 189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조수인 레프 이바노프가 안무한 데서 시작한다. 프티파가 왕자의 궁정 장면을, 이바노프가 백조들의 호숫가 장면을 나눠서 안무했다.

프티파는 ‘백조의 호수’를 비롯해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라바야데르’ ‘돈키호테’ ‘해적’ 등 지금까지 공연되는 19세기 발레 레퍼토리를 모두 안무했다. 프티파가 완성한 클래식 발레는 고난도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규칙과 형식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프티파는 마린스키 극장에서 1888년 ‘잠자는 숲속의 미녀’, 1893년 ‘호두까기 인형’으로 차이콥스키와 먼저 호흡을 맞췄다. ‘백조의 호수’는 차이콥스키 타계 이듬해인 1894년 추모공연에서 이바노프 안무 백조 군무가 호평받은 것을 계기로 전막이 만들어졌다.

발레 ‘백조의 호수’ 작곡가 표트르 차이콥스키(왼쪽부터),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 퍼블릭 도메인

음악과 안무 외에 ‘백조의 호수’의 매력은 주역 발레리나가 청순한 백조 오데트와 요염한 흑조 오딜 역할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이다. 테크닉과 연기력을 겸비한 발레리나만이 제대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프티파-이바노프 이후 수많은 안무가가 백조의 호수’ 재안무에 나섰다. 대체로 스토리를 단순화하고 캐릭터의 심리를 부각하는 안무가 많다. 그리고 왕자가 마법사에게 패배한 뒤 공주와 함께 죽는 원작의 비극적 결말을 바꾸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중 왕실 무도회 장면. 흑조 오딜 역의 홍향기와 지그프리트 왕자 역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파드되를 추고 있다. (c)유니버설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 양대 발레단 출신 안무가의 버전을 채택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1992년 마린스키 발레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버전을 처음 선보인 뒤 지금은 유병헌 예술감독이 다시 개정한 버전을 채택하고 있다. 마린스키 발레단 특유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이어가면서 유니버설 발레단만의 드라마틱한 매력을 더했다.

이에 비해 국립발레단이 2001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백조의 호수’는 20세기 후반 볼쇼이 발레단에서 33년간 예술감독을 역임한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이다. 그리고로비치 버전의 특징은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타락한 내면의 상징으로 마법사를 묘사한 것이다. 무엇보다 두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결말이 다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원작을 따르는 새드엔딩인데 비해 국립발레단은 왕자가 마법사를 물리치는 해피엔딩이다.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중 호숫가 장면. 24마리의 백조들이 군무를 선보이고 있다. (c)국립발레단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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