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정신질환 성도 바라보는 시선 바꿔야 해”

라이프호프, 26일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정신질환 이해’ 세미나 개최
“환우에 대한 선입견 버리고 적극적으로 도와야 해”

입력 : 2024-02-26 19:11/수정 : 2024-02-27 15:50
장진원 라이프호프 상임이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정신질환 이해’ 책자 발간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교회 목회자를 위한 정신질환 돌봄 지침서가 나왔다.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정신질환 이해’ 책자 발간 세미나에서다.

세미나는 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대표 조성돈 교수)가 ㈔좋은의자,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한국목회상담협회, 한국기독교목회지원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라이프호프는 목회자와 성도의 마음건강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참여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라이프호프는 목회자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성도들과 자살 유가족을 이해하고 환경에 맞는 맞춤 목회를 돕기 위해 1년 6개월간 제작에 몰두했다. 책자에는 ‘성서가 말하는 정신질환의 이해’와 우울증·조울증·조현병 등 정신질환에 대한 설명이 소개됐다. 또 ‘정신질환 환우들에 대한 목회적인 돌봄 방법’에 대한 지침과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 큐앤에이(Q&A) 등도 포함돼있다.

안해용 라이프호프 사무국장은 “교회 안에 올바른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책자를 만들게 됐다”며 “정신질환 환우에게 약을 끊고 기도만 하자는 목회자와 성경을 잘 보고 기도하면 낫는다는 잘못된 신념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교적인 세계와 비종교적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나눠 기도하고 말씀 보는 것은 선한 행위이고, 의사를 찾고 병원에 가고 약을 먹는 것은 믿음이 없는 행위로 보는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발행한 ‘국가 정신건강현황 보고서 2021’에 따르면 한국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이 27.8%에 이른다. 한국교회 교인 중에 정신장애로 인해 힘들어하는 교인은 약 278만명으로 추산된다. 교인 4명 중에 1명이 정신장애를 경험한 것이다. 정신장애인의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8배나 높다.

책자의 공동저자인 고직한 선교사는 ‘성서가 말하는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의 주제로 한 발제에서 “성경에서 죄의 결과에 따른 저주로 피부병·정신병을 얻게 됐다는 구절이 나온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모든 질병을 하나님의 저주로 보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구절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기보다 당시 시대적·상황적 배경을 바탕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상담실장인 임정아 박사는 “목회자들이 환우를 돌보기에 앞서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며 “정신질환은 암·당뇨병 같은 의학적 질병이고 언제든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신앙적 영역과 의학적 영역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부정적인 선입견을 내려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임 박사는 “일반적이지 않은 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정신질환인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에 따라서 정신증은 일종의 영적 과정으로 경험할 수도 있다. 교회와 목회자는 환우의 가족과 주변인, 지역사회 서비스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치료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