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협 지도부 수사 착수…尹 딥페이크 영상 유포자 압수수색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대정원 증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 회의 및 행진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이번 주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경찰이 원칙적 대응 기조를 분명히 했다. 폭력 사태 등이 발생해 시민에게 불편을 야기할 경우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분하겠다는 것이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2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집회를 보장한다”면서도 “법적 한도를 넘어서 불법행위로 이어지고 시민 불편이 야기된다면 분명히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이어 “의사라고 보수단체나 진보단체와 법을 다르게 적용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불법행위가 있다면 당연히 수사 대상이다. 의사단체라고 더 관대하게 볼 상황도 아니고 더 엄격하게 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협은 오는 3월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의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집회 신고 인원은 2만명이다.

경찰은 의협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의사들의 집단 행동과 관련해 진행되는 경찰 수사는 총 2건이다. 조 청장은 “112 신고가 5건 정도 들어왔는데 2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의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전공의들은 사직 전 병원 자료를 삭제하라’는 글을 올린 작성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추적이다. 경찰은 지난 22일 해당 글이 올라온 커뮤니티 운영업체 서버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또 시민단체가 의협과 대한전공의협회 지도부를 의료법 등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의사 집단행동 관련 허위 여론 선동, 명예훼손 등 악의적인 가짜 뉴스에도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지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서울경찰 지휘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청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모습이 등장하는 허위 조작 영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선 “오늘 아이디로 개인을 특정하는 압수수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영상을 올린 것으로 보이는 아이디를 확보했고, 당사자가 어떤 의도로 어떤 구체적 행위를 했는지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틱톡 등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상으로 꾸며본 윤 대통령 양심고백 연설’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퍼졌다.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등장해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며 “저 윤석열은 상식에서 벗어난 이념에 매달려 대한민국을 망치고 국민을 고통에 빠뜨렸다”고 말한다.

해당 영상은 당초 딥페이크(Deepfake·AI로 만든 영상·이미지 합성 조작물)로 알려졌다. 다만 이후 기술적으로 확인한 결과 2022년 2월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 진행한 TV연설 장면을 짜깁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관련 게시글의 삭제 및 차단을 요청했고, 방심위는 지난 23일 이들 영상에 대한 차단 조치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국민의힘도 이달 초 영상을 올린 성명불상자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개정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90일부터 딥페이크 영상 등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영상 제작자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았는지도 들여다보는 중이지만, 딥페이크 규정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청장은 해당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경찰이 인위적으로 마음대로 강제 수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사 결과도 경찰이 송치하면 검찰에서의 과정이 있고 유죄로 판단하는 것은 법원”이라며 “자의성을 갖고 수사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경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에 대해선 피의자 A군(15)의 우발적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리고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조 청장은 “(A군이) 특정인을 상대로 범행을 미리 계획했는지, 누구와 모의한 배후 정황이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두 가지를 확인했는데 의미 있는 내용은 발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획보다는 우발적 범행이냐’는 질문에 “그쪽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많다”며 “수사가 거의 마무리 돼 결과를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청장은 축구선수 황의조 측이 제기한 수사 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선 “현재 수사선상에 올라온 사람은 내부 직원과 외부 몇명”이라며 일부에 대해 강제 수사 또는 통신 수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불법촬영 등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황씨 측은 한 브로커가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며 황씨에게 접근해 압수수색 장소와 일시 등을 알려줬다고 주장하며 수사관 기피 신청서를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실에 제출했다.

조 청장은 또 대통령 관저 주변으로 택시를 허위로 호출한 30대 사건과 관련해서는 “택시를 부른 당사자와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관리하는 2곳을 중점 수사했는데 일부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게 확인됐다”며 “구체적 범죄 혐의는 발견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음악대학 입시 비리와 관련해서는 서울대, 숙명여대, 경희대 외 1개 대학의 입시 비리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최근 잇따라 적발된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 경찰관의 범죄행위에 대해선 “청장으로서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개인의 공직관에만 전적으로 맡겨놓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를 넘었다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행위가 범죄고, 일반 국민들이 했어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며 “엄정하게 수사해 결과에 따른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 도봉경찰서는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 A경사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A경사는 지난 23일 오후 10시30분쯤 도봉구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행인 B씨와 서로 쳐다봤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었다. 기동단 소속 C경장도 지난 16일 새벽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한 채 시민과 시비가 붙어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 15일 오후 7시쯤에도 기동단 소속 D경위가 서울 성동구 한 교차로에서 택시 기사와 다툼을 벌였다. D경위는 자신을 제지하고 순찰차에 태우려는 다른 경찰 2명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기동단에선 최근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고 영상을 촬영한 성 비위 사건까지 발생했다. 조 청장은 지난 16일 서울청 기동본부를 찾아가 소속 경찰들의 행실 관리를 당부하며 경고했지만 기동단발(發) 비위 사태는 반복되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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