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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오는데 노 젓는 日 “주식시장 매력 높이겠다”

닛케이 ‘1989년 버블 고점’ 돌파
3만9000대에서 사상 최고가 경신
日재무상 “시장·유동성 크게 성장”

일본 경제 호황의 정점이던 1988년 1월 7일 도쿄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전화기를 이용해 분주하게 거래하고 있다. 일본 경제의 거품은 1990년부터 붕괴됐다. AFP연합뉴스

일본 증권시장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지난 세기 ‘거품 경제’의 정점인 1989년 12월 29일 최고점을 뚫고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부터 활황을 탄 일본 증시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미국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판으로 삼아 더 높게 도약했다.

닛케이지수는 22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종가(3만8262.16)보다 2.19%(836.52포인트) 오른 3만9098.68에 장을 마쳤다. 장중 고점으로 3만9156.97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점과 마감 종가는 모두 34년 2개월 만에 다시 쓴 일본 증시 사상 최고가다.

닛케이지수의 기존 최고점은 1989년 마지막 거래일인 그해 12월 29일 장중 도달한 3만8957.44, 마감 종가로는 같은 날 기록한 3만8915.87이다. 20세기 중후반 미국을 위협했던 일본 경제 호황의 정점에서 기록된 숫자였다. 일본 증시는 35년여 만에 고점을 뚫고 올라갔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닛케이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4만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일본 증시를 강세로 이끈 동력은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확대와 소액투자자 비과세 같은 정부 차원의 주주 환원책, 기업 호실적, 오랜 엔저에 따른 외자 유입이 꼽힌다.

‘가치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종합상사를 포함한 일본 기업에 투자했다. 버핏 회장의 이런 투자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주식을 불과 한 분기 만에 대거 매도한 이례적 ‘단타’와 비교돼 눈길을 끌었다.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직원들이 22일 전광판에 3만9000선을 돌파한 닛케이지수를 바라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업황 개선도 일본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수출 관련주도 엔화 약세의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아시아 증시의 개장을 앞둔 같은 날 오전 6시 미국 뉴욕증시를 마감한 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221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5.15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를 편입한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전망치인 매출 206억2000만 달러, EPS 4.64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5%, 총이익(122억9000만 달러)은 769%나 급증했다.

일본 정부는 주식시장의 매력을 더 높이겠다고 제시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주식시장 규모와 유동성은 30년 전과 비교해 크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며 “상장사의 중장기적 성장과 주식시장 매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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