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맏사위 윤관, 에코프로머티 ‘대박’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입력 : 2024-02-22 18:07/수정 : 2024-02-22 18:14
지난 2018년 5월 2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식에서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국세청을 상대로 진행 중인 100억원대 세금 불복 소송이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탈세 의혹을 받는 윤 대표가 이번 소송에서 질 경우 추가로 수백억원대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윤 대표는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선임해 필 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앞서 조세심판원은 윤 대표가 신청한 불복 심판을 기각하고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윤 대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김영식 여사, 구연수씨와 함께 상속재산 다툼 중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표가 지난해 3월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청구’ 소송의 세 번째 변론기일이 이날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다음 달 21일로 연기됐다. 법조계는 연내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조세심판원 결정처럼 윤 대표가 패소할 경우 즉각 항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배경에는 기업공개(IPO)로 ’대박’을 터뜨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BRV의 펀드 운용 수익률이 자리한다. 윤 대표는 조세회피 지역인 케이만 군도 등에 소재한 2개의 BRV 펀드를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24.7%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부터 모은 총 투자액은 1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전날 종가 기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시가총액은 12조9761억원이다. BRV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3조2051억원에 달한다. 현재 시점 기준 약 30배의 투자 수익을 보고 있다.


윤 대표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식에 대한 차익 실현이 가능한 시점은 보호예수가 풀리는 오는 5월 이후다. 윤 대표가 그 시점에 바로 주식을 처분하면 펀드 운용 보수로 거액을 손에 쥘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걸려있는 소송이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윤 대표가 소송에서 지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관련 펀드 운용 보수와 관련해서도 막대한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처지에 놓일 것”이라며 “현재 소송은 2020년까지의 소득에만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RV는 지난해 신약개발사 메지온에도 500억원의 투자금을 넣어 적지 않은 평가수익을 기록 중이다.

앞서 국세청은 2020년 2월~2021년 8월 1년 반 동안 윤 대표를 상대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은 윤 대표가 2011년부터 국내 거주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2016~2020년 국내에서 벌어들인 배당소득 221억원에 대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누락했다며 2021년 12월 윤 대표에게 2016~2020년 귀속 종합소득세 123억7758만원을 추징했다. 윤 대표는 조세심판원에 불복 심판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지난해 3월 국세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미국 국적인 윤 대표가 국내에서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는 ‘거주자’ 지위에 있는지다. 거주자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을 말한다. 본지가 입수한 조세심판원 결정문(2022년 12월 29일)을 보면 윤 대표는 미국에 세무 신고를 할 때는 홍콩 거주자로, 한국 세무당국에는 미국 거주자라고 주장하며 역외소득을 감추는 등 편의에 따라 거주지를 변경했다. 또 국내 체류일수가 183일을 초과하지 않도록 고의로 관리한 은폐행위는 오히려 윤 대표가 국내 거주자에 해당한다는 방증이라고 조세심판원은 판단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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