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 1척에 살아있는 소 1만9000마리… ‘악취 소동’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악취 신고 빗발
원인은 항구 정박한 대형 가축운반선
동물권 활동가들 “끔찍한 수송 방식”

살아있는 소 1만9000마리를 실은 대형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가 2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부 항구도시 케이프타운에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살아있는 소 1만9000마리를 실은 대형선 한 척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남부 항구도시 케이프타운에 ‘악취 소동’을 몰고 왔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케이프타운시 환경·보건 담당 공무원들이 지난 19일 악취 신고를 접수하고 하수도 시설을 점검했다”며 “조사 끝에 소 1만9000마리를 태우고 항구에 정박한 선박이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시 수질 위생 담당인 자히드 바드루디엔은 SNS 엑스(옛 트위터)에 “도시를 뒤덮은 악취의 원인은 가축운반선으로 확인됐다”고 시민에게 알렸다. 배는 지난 20일 케이프타운을 떠났다.

문제의 선박은 길이 190m의 대형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다. 브라질에서 출항해 이라크로 향하던 중 사료를 공급하기 위해 지난 18일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했다.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으로 남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20일(현지시간) 동물권 활동가들이 살아있는 소 1만9000마리를 실은 가축운반선 알쿠웨이트호의 수송 방식에 항의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알쿠웨이트호는 동물복지 논란도 불러왔다. 동물권 활동가들은 악취를 뿜는 배설물에 뒤섞인 채 2개의 대양을 지나는 장거리 운항은 소에게도 고통이며 과밀화된 공간에서 서로 압사하거나 탈수·질병·굶주림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아공 동물복지단체 팜앤드애니멀스는 체중 600㎏ 소의 하루 평균 배설량이 37㎏인 점을 고려하면 1만9000마리를 실은 알쿠웨이트호에서 매일 700t의 배설물이 배출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남아공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성명을 내고 “케이프타운을 휘감은 악취는 배설물과 암모니아로 가득한 배에서 2주 넘게 지낸 소들이 처한 환경이 끔찍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동물권 활동가들은 선박 주변에서 팻말을 들고 살아있는 소를 배로 수송하는 방식에 항의했다.

국제 동물권 단체인 컴패션인월드파밍의 피터 스티븐슨은 BBC에 “냉동육보다 살아있는 고기가 맛있고 건강에 좋다는 의견이 여러 국가에 강하게 인식돼 동물이 산 채로 수송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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