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문건’ 조현천 직권남용 기소…내란음모는 무혐의

기무사 내 비밀 TF 만들어 문건 작성 지시
내란음모죄는 성립 안해 ‘혐의없음’으로 결론

지난 2016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군기무사령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조현천 국군기무사령관과 관계자들이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21일 불구속 기소됐다. 다만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과 관련해 조 전 사령관에게 제기됐던 내란음모 등의 혐의는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정훈)은 이날 조 전 사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지난 2017년 2~3월 기무사에 비밀리에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건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예상되는 대규모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서울 시내에 탱크 200대, 장갑차 550대, 특전사 1400명 등을 투입하는 방안이 담겼다. 계엄사령부가 국가정보원과 국회 등 주요시설을 통제하고 KBS 등 언론 보도를 사전 검열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내란음모를 꾸민 것은 아니라고 보고, 해당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 미래 상황을 가정해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만으로 조직화된 폭동을 모의하거나 폭동을 실행하기 위한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또 실질적 위험성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전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지난해 3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서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또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과 정해일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기소했다. 송 전 장관 등은 2018년 7월 간담회에서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휘하 간부들에게 ‘그런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사실관계확인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6월 28일 구속 기소 3개월 만에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났다. 그는 같은 해 3월 29일 계엄령 문건 의혹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해외로 도주한 지 5년여 만에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연 입국해 체포됐다. 검찰은 입국 직후 직권남용, 정치관여,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조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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