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러 발사 北미사일에 美·유럽 부품…대북제재 구멍”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탄도 미사일에 미국과 유럽산 부품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첨단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부품 공급 루트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 1~2월 우크라이나에서 회수한 북한산 탄도 미사일에 290개 이상의 해외 전자 부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부품 중 상당수는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의 제품이었고, 대다수가 지난 3년 이내에 생산된 제품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첨단 무기를 생산·이전하고, 미사일 프로그램에 필요한 물자를 국제적으로 획득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품 75.5%가 미국 회사가 설계·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11.9%)·스위스(2.4%)·네덜란드(1.4%) 등 유럽 회사가 16%를 차지했다. 싱가포르(3.4%)·일본(3.1%)·중국(2.0%)·대만(0.3%) 등 9%는 아시아 회사 제품이었다. 이들 부품은 주로 미사일의 항법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들로 이들 8개 국가에 본사를 둔 26개 회사 제품인 것으로 파악됐다.

CAR이 제품 생산 연도가 적힌 부품 식별 코드를 확인한 결과 75% 이상이 2021~2023년 사이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에서 올해 초 사용된 북한 탄도미사일은 최소 지난해 3월 이후 북한에서 조립된 제품이었음을 의미한다고 CAR은 설명했다.

CAR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이란이나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군사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거의 20년간 유지돼 온 제재망을 우회할 수 있는 견고한 조달 네트워크를 개발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산 최고급 자동차 ‘아우루스’를 선물한 것은 김 위원장이 이 차를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라며 “우리는 북한을 포함한 모든 이웃 국가와 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8일 러시아산 승용차 선물을 받았다고 20일 보도했다. 선물을 전달받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대통령 동지에게 보내시는 감사의 인사를 러시아 측에 정중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푸틴 대통령의 아루르스 세단 뒷좌석에 직접 앉아보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다른 아우르스 모델들도 모두 볼 수 있도록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