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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지난해 충당금 9조 적립… 지방 3사는 역성장

연합뉴스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사가 9조원에 육박하는 대손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폭풍우가 몰아칠 때 대비해 미리 방파제를 쌓으라는 금융 당국 요구에 따른 조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사의 충당금 적립액은 8조9260억원으로 전년(5조2080억원)보다 70% 이상 많다. KB금융지주가 3조79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지주 2조2510억원, 우리금융지주 1조8810억원, 하나금융지주 1조7150억원 순이다. 충당금은 기업이나 가계에 돈을 빌려주고 받은 대출 채권 중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을 향후 회계 처리 시 상각하기 위해 미리 빼두는 자금이다. 3개월 미만 연체된 채권은 원금의 7%를, 3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은 회수 가능성에 따라 20·50%를, 12개월 이상은 100%를 쌓아야 한다.

4대 금융지주사가 막대한 충당금을 적립한 것은 건설업계 도미노 파산 우려에 대비하라는 금융 당국의 압박 영향이 크다.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하반기 전국 부동산 PF 현장의 담보 가치와 회수 가능액 등 사업성 재평가에 착수해 4분기에만 3조446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지난 한 해 충당금 적립액의 40%에 가깝다. 태영건설 몫으로 쌓은 충당금만 3530억원이다.

BNK·DGB·JB 3대 지방 금융지주사 상황도 마찬가지다. BNK부산은행 4000억원, DGB대구은행 3480억원, BNK경남은행 2190억원, 광주은행 1960억원, 전북은행 1310억원 등 3대 지방 금융지주사 계열 5곳에서 쌓은 충당금만 1조3000억원 수준이다. 지방 금융지주사는 은행 의존도가 높아 충당금 적립액 증가에 따른 당기순이익 역성장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해 BNK금융지주의 순이익은 6300억원으로 전년(7740억원)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DGB금융지주는 3880억원을 벌어 전년(4020억원) 대비 3.4% 줄었고, JB금융지주도 순이익이 전년보다 2.5% 줄었다.

은행권의 충당금 쌓기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올해 업무 계획을 발표하며 “올해부터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금융사는 시장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사의 부동산 관련 위험 노출액은 33조9290억원에 이른다. 은행권 전체로 보면 건설업 대출 잔액만 53조6000억원이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에서는 KB국민은행을 제외한 3곳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2022년 0.42%에서 지난해 0.92%로 올라 가장 많이 뛰었고 하나은행(0.17→0.33%)과 우리은행(0.26→0.39%)도 0.1%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지주사의 증권, 보험 등 자회사도 부동산 관련 사업을 많이 벌여 충당금 적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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