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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녀’ MLB에 도전장 낸 파월 “진짜 중요한 건 다음 판정뿐”

미국 마이너리그 심판 젠 파월(가운데)이 2022년 6월 25일 미국 리치먼드 다이아몬드 구장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심판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AP 뉴시스

“눈앞의 판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 뒤엔 다음 플레이를 판정해야 하고요. 그밖의 문제에 주의를 쏟는 건 건강하지 못하죠.”

미국 마이너리그 심판 젠 파월(47)은 12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매체들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소신을 밝혔다. 경기 외적인 화제 몰이에 휘둘리기보다 심판으로서 소임에 충실하겠다는 의지였다.

2016년 루키 리그에서 프로 심판으로 데뷔하던 순간부터 파월에겐 남다른 관심이 쏟아졌다. 첫 경기를 앞두곤 마이너리그 홈페이지 MILB닷컴에 그를 조명하는 글이 실렸고 지난해엔 트리플A 승격 소식이 기사화됐다.

이 같은 주목은 그의 성별에서 비롯됐다. 파월 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심판복을 입은 여성은 6명뿐이었다. 트리플A로 한정하면 34년 만의 여성 심판이었다.

9년 차 베테랑이 된 파월은 올 시즌 새로운 도전을 앞뒀다. 여성 심판으론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메이저리그(MLB)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초청받은 것이다.

심판들에게 스프링캠프 초청은 빅리그로 승격될 기회다.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휴가나 부상 등의 이유로 자리를 비우면 시범경기를 담당했던 마이너리그 심판들이 콜업되기 때문이다. 파월이 실제 콜업된다면 MLB 역사상 첫 여성 심판이 된다.

뉴저지 태생의 파월은 학창 시절부터 소프트볼과 축구를 두루 즐겼다. 대학에선 소프트볼 선수로 뛰었고 2001년 미국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심판으로 전업한 것은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마친 뒤였다. 2014년엔 빅리그 심판 테드 바렛·폴 노어트와의 만남을 계기로 프로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간 여성들에게 미답지로 남아 있었던 북미 프로스포츠엔 최근 수 년간 변화가 시작됐다. MLB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년엔 중국계 미국인 킴 응이 마이애미 말린스의 단장으로 부임했고, 시애틀 매리너스는 이듬해 케이티 그릭스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파월은 “여성·소수자의 참여를 증진하는 것이 스포츠계 전반의 추세”라며 “업계 종사자로서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같은 길을 간 여성들 덕분에 수월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는 감사 인사도 덧붙였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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