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경질 안하나…“정몽규, 축협 임원회의 불참”

정 회장 불참 통보로 13일 예정됐던 임원회의 취소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 사진)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3일 예정됐던 대한축구협회 제5차 임원회의 불참을 통보해 회의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2일 밤 부회장 등 임원진에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내 “5차 임원회의는 취소됐고, 동일한 시간에 상근부회장 주재로 아시안컵 관련 임원진회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고 이날 KBS가 보도했다.

아시안컵 탈락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싸늘하고 정치권에서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감독 거취를 논의해야 하는 임원회의에 협회 수장이 불참을 결정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는 올 들어 네 번 열렸는데 정 회장이 불참한 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정 회장의 임원회의 불참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정 회장은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전까지 현장에서 지켜본 뒤 국내에 들어온 상황이다.

사실상 실권이 없는 김정배 상근부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대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 대 대한민국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침묵을 지키는 정 회장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 축구협회 임원은 “부회장들 사이에서도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라고 KBS에 말했다.

축구협회는 이번 주 내에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전력강화위원들은 아직 아시안컵과 관련한 어떤 보고서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시안컵을 마치고 지난 8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불과 이틀 만에 한국을 떠나 여론은 더 악화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10일 거주지인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계약기간이 2년5개월 남은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려면 잔여 연봉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연봉 29억원으로 계산하면 약 7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 싸늘…정치권서도 “클린스만 해임하라” 잇단 목소리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일정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축구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경질’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클린스만 감독이 또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갔다”며 “패배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위약금을 무기로 대한민국 축구를 볼모로 삼고 있는 클린스만, 더 늦기 전에 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간 김에 제발 돌아오지 마라. 감독 자질도 안 되면서 한국 축구만 골병들게 하지 말고. 생각할수록 괘씸한 사람”이라면서 “거주 조건을 위반했으니 위약금 달라고 하지도 못하겠다. 위약금 문제는 정몽규 회장이 책임지고, 이참에 화상전화로 해임 통보하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국민 목소리가 높다. 검증은 끝났다. 대한축구협회가 응답할 차례”라며 “애초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할 때부터 큰 우려가 있었다. 여러 팀에서 감독으로 혹평받아왔는데 과연 국가대표팀을 맡을 만한 그릇인지 의문이 있다. 이번 아시안컵은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계약서에 명시된 ‘한국 상주 조건’이 무색할 정도로 원격지휘와 잦은 외유도 비판받아왔다. 그토록 열심히 일한 결과가 이런 수준이라면 오히려 감독으로서 능력을 더욱 의심받을 뿐”이라며 “지금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승패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자질에 대한 의구심이며 안일한 태도에 대한 질타”라고 축구협회의 조치를 촉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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