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쇄신에 팔 걷은 게임사들… 줄줄이 사령탑 교체

게티이미지뱅크

게임사들이 연초 사령탑을 교체하며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적 반등과 체질 개선에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영, 투자와 관련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경영인과 각종 규제에 대비할 법조계 출신 인사를 영입한 게 눈에 띈다.

‘언택트 호재’가 지나간 후 실적 악화 폭이 깊어진 게임사들은 최근 경영진 교체 강수를 두고 있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3N’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라인게임즈 등도 신임 및 공동 대표 체제에 들어갔다. 바뀐 새 대표들은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넷마블, 엔씨, 라인게임즈는 법조계 출신 인사를 새 대표로 내세웠다. 게임 관련 각종 규제가 시행을 앞두고 있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법 리스크를 최소화할 능숙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당장 다음 달 2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골자로 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신임 각자 대표에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나와 2005년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삼성물산 법무팀, 자비스앤빌런즈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넷마블에 합류했다.

김 내정자는 넷마블 내부에서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회사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맡아 ‘전략기획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공식 선임 이후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엔씨 제공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유지해온 김택진 대표 단독 체제를 내려놓고 김앤장 출신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 내정자로 영입했다. 박 내정자는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법복을 벗고 나서는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구 로커스홀딩스) 대표, 뉴브리지캐피탈(TPG) 아시아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를 역임했다. 2007년부터는 엔씨의 경영 자문을 줄곧 맡아왔다.

박 내정자 선임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여러 갈래로 쇄신을 단행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컴퍼니 빌딩’ 전략을 실행해 내부적으로는 경영 쇄신, 외부적으로는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신사업인 금융 AI 사업을 철수하고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도 정리했다.

약 10년간 이어온 가족경영 체제에도 변화를 줬다.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C레벨 직에서 물러나고 사내 핵심 개발자들로 구성된 최고사업책임자(CBO) 3인 체제로 개편했다.

박 내정자는 이달 초 주요 임원 및 리더가 모인 정례 미팅에서 “외부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과 투자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며 “2024년은 엔씨 성장을 위해 전사적 노력이 필요하다. 게임 경쟁력 강화와 함께 경영·의사결정 체계 효율 신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라인게임즈는 판사 출신 박성민 대표가 지난해 2월부터 사령탑을 맡고 있다. 박 대표는 리스크관리실장 등을 거쳐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라인게임즈는 작년 11월 김태환 부사장, 윤주현 최고기술책임자(CTO), 조동현 최고운영책임자(COO)까지 넥슨코리아 출신 3인을 영입해 경영 최고 실무진 라인업을 갖췄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 카카오게임즈 제공

게임 산업계에서 한 우물만을 판 인물을 대표로 선임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조계현 대표이사의 임기 만료에 따라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한 내정자는 2006년 7월부터 6년간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및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을 맡았으며 아이나게임즈 COO와 텐센트코리아(한국지사) 대표를 거쳤다. 2018년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한 그는 해외 사업 경험과 국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카카오게임즈 사업 확장에 기여했다.

한 내정자는 쇄신TF장을 겸임해 사업 과제를 점검하는 한편 쇄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지식재산권(IP)과 관련해 핵심 사업을 이끈 리더들을 중심으로 경영진을 새로 꾸렸다. 회사의 핵심 사업인 쿠키런 IP를 강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게임사는 기존의 2인 공동대표 체제를 재편, 4인의 최고 경영진 체제를 구축했다. 최고경영자(CEO)로는 조길현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를 선임하고 CBO로 오븐게임즈 배형욱 대표, 최고 IP 책임자(CIPO)에 이은지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 최고재무책임자(CFO)로는 임성택 데브시스터즈 경영관리본부장을 내정했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COO. 넥슨 제공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넥슨 제공

실적 고공행진 중인 넥슨도 사령탑에 변화를 줬다. 약 5년간 넥슨코리아를 이끌어온 이정헌 대표는 강대현 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이 대표는 일본의 넥슨의 본사를 이끌 예정이다.

강 COO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해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 대표 게임의 개발 디렉터를 맡았다. 이후 라이브 퍼블리싱실과 네오플 던파개발실 실장, 라이브본부장,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 COO로서 회사의 주요한 개발 전략 수립 및 운영을 맡아왔다.

김 CCO는 2013년 넥슨에 합류해 기업문화 및 대외업무 담당 전무와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을 거쳤다. C레벨을 단 뒤에는 넥슨 사회공헌 및 인사, 홍보 등 경영지원과 커뮤니케이션 부문 전반을 총괄해 왔다.

강 COO는 “넥슨코리아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면서 “그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며 넥슨만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CCO는 “넥슨만의 고유한 색깔을 잃지 않고 사회와 더불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