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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세계 최초 ‘AI 규제법’ 타결… 안면인식 등 엄격 통제

37시간 마라톤 회의 끝 합의…AI 위험성 분류·투명성 강화
안면인식 제한, AI 콘텐츠 표시 의무… 위반시 벌금 최고 500억원


유럽연합(EU)이 치열한 논의 끝에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포괄적 규제 법안에 합의했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유럽의회, EU 27개 회원국 당국자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3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거쳐 8일(현지시간) 밤 ‘AI 법’(AI Act) 도입에 합의했다. 협상은 지난 6~7일 22시간 동안 1차로 진행됐으며 이날 오전 2차 회의가 이뤄졌다.

AI 규제법은 시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는 AI 활용을 금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타결안에는 AI의 위험성을 분류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며,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기업에는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장 큰 쟁점은 안면 인식이었다. 타결안은 정치·종교적 신념, 성적 지향, 인종과 같은 민감한 특성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분류하는 안면 인식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인터넷 혹은 보안 영상에서 생체 정보를 스크랩하는 것을 금지했다. 다만 사법당국의 인신 매매 피해자 수색, 테러 위협 예방, 살인·강간 등 범죄 용의자 추적 등을 위한 ‘실시간’ 안면 인식은 허용하는 등 예외 조항을 뒀다.

AI 기반 모델 출시 전 투명성 의무도 부과했다. EU에서 사업하려는 기업들, 특히 자율주행차나 의료 장비 등 ‘고위험’ 기술을 선보이는 기업은 데이터를 공개하고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EU는 AI가 생성한 콘텐츠에 대한 표시도 의무화하도록 했다.

규정을 위반하는 기업은 750만 유로(또는 매출액의 1.5%)에서 최대 3500만 유로(또는 전 세계 매출의 7%)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는다.

앞서 EU 집행위는 AI 규제법 초안을 2021년 초 발의했다. 그러나 당시엔 AI 영향력이 크지 않아 입법 논의에 큰 진전이 없었다. 이후 챗GPT 등 출시에 따라 규제 논의가 재점화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들이 자국 기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규정 완화를 주장하면서 난항이 빚어졌다.

EU는 추가 논의를 통해 세부 사항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최종 법안에서 일부 내용이 바뀔 수 있으며 이르면 2026년 전면 적용이 예상된다.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은 이번 합의가 혁신을 촉진하고 개인과 기업의 권리 보호 간에 균형을 이룬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명에서 “우리는 시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면서 법 집행 지원을 위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다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NYT “이 법의 시행은 12~24개월 뒤에 발효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AI를 개발할 수 있는 상당히 긴 시간”이라며 “이 법의 효용성에 대한 한계도 제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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