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미얀마 반군에 놀란 군정, 중국에 SOS

미얀마 군정 외교 장관, 中 왕이 만나
“반군에 영향력 행사해 달라” 도움 요청
반군 세력 잇단 승전보에 빨간불

미얀마인들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북부 샨주 라우카이에서 철조망 너머로 중국 국경을 바라보고 있다. 미얀마 북부에서 정부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간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군은 지난달 25∼27일 국경 봉쇄와 화력 타격에 대비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군사정권이 소수민족 무장단체 반군의 공격을 늦추기 위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 공세에 고전을 거듭하면서 밀리는 형국이 되자 영향력을 행사에 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8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딴 스웨 군정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란창강·메콩강 협력(LMC)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도움을 호소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은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딴 스웨 장관이 지역 소수민족 무장단체에 군부를 상대로 한 전투를 중단하고 평화회담에 나서도록 압박해달라고 왕이 부장에게 부탁했다고 현지 언론은 설명했다.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은 지난 10월 27일부터 중국과 접한 미얀마 북부 샨주에서 군정 타도를 목표로 합동 공격을 진행 중이다.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과 다른 지역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가세해 미얀마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8일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 긴급회의에서 반군 배후로 중국을 지목했다. 그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미얀마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중국산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의 암묵적 지원이 없었다면 무장단체들의 공격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반군 공세가 계속되면서 중국과 미얀마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중국은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미얀마 접경지역에서 실시한 대규모 전투훈련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지난달 19일 군정 승인 아래 반중 집회도 열렸다.

하지만 미얀마 군정은 중국에 다시 손을 내미는 쪽으로 기조를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딴 스웨 장관은 지난달 23일 미얀마에서 천하이 주미얀마 중국대사와 만났다. 군정은 또 지난달 28일 양국 해군 합동 훈련을 위해 중국 함정이 이날 미얀마 틸라와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역점 과제인 일대일로의 일환으로 미얀마에서 사회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1일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고,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을 구금했다.

집권에 성공한 군정은 저항 세력을 유혈 진압해왔으나 최근 반군 세력이 군부에 연전연승을 거듭하면서 치안 유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군의 진격을 통제할 수 없게되며 군정 내 위기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반군 세력은 303곳 이상의 정부군 전초기지와 주둔지 등을 장악하며 중국 접경 지역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정부군은 수백명이 숨지고 500명 이상이 투항했으며 일부는 국경을 넘어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