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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잃고도 서해 사수한 ‘연평해전 영웅’ 이희완…보훈부 차관 되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신임 국가보훈부 차관으로 제2연평해전 승전의 주역인 이희완 해군 대령을 임명했다.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지난해 6월 경기도 서해 해상에서 유도탄고속함 '윤영하함'을 타고 인터뷰하는 이희완 중령의 모습. 연합뉴스

제2연평해전의 ‘영웅’ 이희완(47·해사 54기) 해군 대령이 신임 국가보훈부 차관으로 발탁됐다.

이 내정자는 당시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전우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은 다리를 잃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교전을 지휘해 서해 NLL(북방한계선)을 사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신임 보훈부 차관으로 이 대령을 내정했다.

대령 계급은 국방부 기준으로 통상 과장급 직위를 맡는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이 내정자는 1976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울산 성신고를 나와 2000년 해군사관학교 54기로 졸업한 뒤 해군 항해소위로 임관했다.

2년 뒤 이 내정자는 제2연평해전 승리의 주역이 됐다.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두 척이 서해 NLL을 침범해 우리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정을 사전경고 없이 기습 공격했다.

이날은 2002 한·일 월드컵 한국과 터키의 3·4위전 경기가 열리던 날이었다.

당시 부정장(중위)이던 이 내정자는 윤영하 정장(대위)이 전사하자 지휘권을 이어받았다.

이 내정자는 정장이 바로 옆에서 전사하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슬퍼할 겨를 없이도 없이 교전을 지휘해야 했다.

이 내정자는 교전 중 양쪽 다리에 중상을 입었다. 북한의 37㎜ 포탄을 맞아 오른쪽 다리가 관통됐고, 왼쪽 다리도 뼈가 으스러졌다.

이 내정자는 부상 중에도 약 25분간 승조원들을 지휘해 북한 경비정을 물리쳤다.

우리 장병 6명이 전사했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북한군은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내정자는 제2연평해전의 공로로 2002년말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이 내정자는 유일한 현역 군인 충무무공훈장 수여자다.

하지만 이 내정자가 계속 해군의 길을 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했다.

이 내정자는 9차례의 대수술 끝에 왼쪽 다리는 살렸으나, 오른쪽 다리는 허벅지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한쪽 다리를 잃으면서 ‘심신장애’를 이유로 군인사법에 따라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했다.

다행히 ‘전투 또는 작전 관련 훈련 중 다른 군인에게 본보기가 될만한 행위’가 인정돼 현역 복무 적합 결정을 받았다.

다만 더 이상 배를 타지는 못하고 해사와 해군대학 교관 등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 1일 대령으로 진급해 현재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에 근무 중이지만, 이날 차관으로 내정되면서 곧 전역할 예정이다.

이 내정자는 지난 4월에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해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했고, 지난 6월엔 윤 대통령이 6·25전쟁 참전 유공자 어르신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한 자리에도 초대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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