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 성폭행에 숨진 딸…친모는 끝까지 “고소 취하해”

국민일보DB

초등생 때부터 6년여간 계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의붓딸이 스스로 세상을 등진 사건과 관련해 친모가 딸이 숨지기 직전까지 ‘고소를 취하하라’고 강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모는 계부가 고소당하자 SNS에 ‘이렇게 사느니 죽겠다’ 등의 글을 적어 놓는가 하면 성폭행 피해를 입은 딸 A양에게 “너도 좋아서 한 적 있다고 들었다”며 고소를 취하하라고 수차례 요구했다고 5일 MBC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계부의 성폭행에 시달려 온 A양은 계부에게 거부 의사를 밝히면 ‘비싸게 군다’며 욕설과 폭언을 들었고,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맞기도 했다. 견디다 못한 A양이 중학교에 들어간 뒤 친모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엄마는 잠꼬대로 치부해버렸다.

A양은 자신이 당한 피해를 줄곧 외면해 온 엄마를 끝까지 감쌌다. 엄마의 학대방임죄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성폭력상담소 진술에서 ‘가정의 평화가 나 때문에 깨졌다’고 자책하던 A양은 자해와 자살 시도를 반복하다 지난 5월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계부에게 수년간 성폭행 당하다 극단선택으로 숨진 의붓딸이 생전 성폭력상담 중 작성한 내용. MBC 보도화면 캡처

앞서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정아)는 친족 준강간,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계부 B씨에게 지난달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B씨는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6년6개월간 의붓딸인 A양을 지속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6년 A양의 친모 C씨와 사실혼 관계를 맺은 뒤 A양이 2주마다 엄마를 만나러 오는 것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특히 A양에게 피임약을 복용시켜 가며 성폭행을 이어갔다. A양의 반발을 막기 위해 술과 담배도 권했는데, 친모 C씨가 있는 술자리에서도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성년자인 A양은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B씨가 권하는 술과 담배에 손을 댔고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A양은 B씨가 기소된 지 1주일 만에 주취 상태로 옥상에서 추락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씨는 징역 25년형이 부당하고 억울하다며 항소한 상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