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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오차가 부른 ‘지방재정 개혁’ 논의…“재정 칸막이 낮춰야”

중앙·지방 재원 이전 제도 도마에
“특히 교육교부금 문제” 지적도
예정처는 관련 용역 착수


내년 예산에서 지방채 발행 카드를 꺼낸 지방자치단체는 충청북도와 충청남도, 전라북도 외에도 여럿이다. 제주도는 올해 대비 1000억원 늘린 20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17개 광역지자체 중 10곳 안팎이 내년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가운데 지방세 등의 자체 수입만으로 살림을 꾸리는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지방의 재정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것은 중앙재정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중앙정부가 걷은 내국세의 19.24%를 지방교부세로, 20.79%를 지방교육교부금으로 지자체에서 활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방교부세는 대부분 특별한 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일반 재원이다. 반면 교육교부금은 유·초·중등 교육과 교원 인건비 지급 등에 주로 쓰인다.

지금 지방재정이 위기를 맞은 건 올해 국세 수입이 크게 줄면서 중앙정부가 의무적으로 이전해야 하는 재원이 내려가지 않은 탓이다. 예상보다 세금이 많이 걷혀 각 지방정부가 교육교부금으로 돈잔치를 벌인 지난해와 정반대로 빚잔치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지난 3년간 43조원의 교육교부금이 불필요하게 지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세수 결손으로 인한 지방의 재정 위기나 초과 세수로 인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뻥튀기’를 방지하려면 재원 이전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이 초과 세수는 그대로 분배받지만 과소 세수는 감당하지 않는 현행 제도 자체가 비합리적이라는 취지다. 이철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5일 “호황일 때 지방이 초과분의 40%를 받아가는데 불황일 때는 예정된 액수를 그대로 받아간다면 이는 비대칭”이라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부채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지금도 과거처럼 지방에 의무적으로 재원을 이전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특히 일반 재원 성격의 교부세보다 교육재정교부금의 비율 고정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국회 예산정책처는 ‘세수 오차에 대비한 중장기적 재정제도 개선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중앙재정과 지방재정 사이 칸막이를 낮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정한 비중의 재원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자동 이전되는 현 제도에서는 세수 오차 발생 시의 부작용이 자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세수 오차 대응을 위해서는) 세수추계 모형, 추계에 활용하는 경제전망치 등의 기술적인 보완 말고도 오차 발생 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재정 운용상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재정 칸막이’는 국가부채 해소를 늦추는 장애물로도 작용하고 있다. 현행법은 초과 세수로 발생하는 세계잉여금도 마찬가지로 약 40%를 지방에 우선 이전하도록 하고 있다. 2021년의 경우 23조3000억원의 세계잉여금이 발생했지만 결과적으로 공적자금 및 채무자금 상환에 활용한 금액은 3조4000억원에 불과했다.

세종=이의재 김혜지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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