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고기 굽는게 뭐가 문제”… ‘베란다 논쟁’에 시끌

“아파트 베란다에서 고기 구워도 되나요”
질문에 누리꾼 찬반의견 내며 갑론을박
“민폐다” VS “집 주인 권리다” 충돌


아파트 베란다에서 삼겹살 등을 구우며 ‘고기 파티’를 하는 것이 정당하느냐를 놓고 누리꾼들 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본인 집에서 뭘 먹든 본인 자유”라는 의견과 “주변 가구에 피해를 줘선 안 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6일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날 온라인에 ‘집에서 고기 구워 먹는 게 민폐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함께 게시된 사진을 보면 아파트 베란다로 추정되는 곳에서 두 명이 버너에 삼겹살 등을 올려놓고 굽고 있다.

이 한 장의 사진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갔다. 문제가 없다는 측에서는 주로 ‘내 집에서 내가 식사를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이 많았다. 부엌에서 식사하든 베란다에서 식사하든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것 자체는 똑같지 않으냐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나는 음식 냄새까지 신경 쓰는 건 너무 예민한 일”이라며 “매일 굽는 것도 아닐 텐데 가끔씩 먹는 고기 냄새도 이해하지 못할 일이냐”고 했다. “술판을 벌이며 밤늦게 시끄럽게 하는 게 아니면 상관없다” “잠깐 창문을 닫아놓으면 될 일 아닌가” 등 의견도 이어졌다.

공동주택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상 어느 정도의 ‘생활 악취’는 참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가끔씩 올라오는 고기 냄새조차 못 참겠다면 단독주택에 사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반면 베란다에서 고기 굽는 행동을 흡연에 비유하며 민폐가 맞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본인 집이니까 (고기를 베란다에서 구워도) 상관없다는 식이면 본인 집에서 흡연을 해도 아무 상관없다는 뜻이냐”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오히려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베란다에서 고기 굽는 걸 피해야 한다” “냄새가 아닌 배려의 문제다. 한 번 고기를 구우면 윗집은 고기 찌든 내 때문에 빨래도 다시 해야 하고 창문도 열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현행법상 아파트 등 가정집에서 고기 굽는 행위를 금지하기는 쉽지 않다. 악취방지법은 사업자나 개인이 음식물 조리 등을 할 때 다른 사람의 생활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규정하지만 고기 굽는 냄새가 ‘악취’에 해당한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

이번 논란과 유사하게 아파트 내 흡연도 수십년째 이웃 사이 갈등을 유발하는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현재 법률은 지방자치단체장 등에게 아파트의 특정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에서의 흡연을 금지할 수 있지만 가구 내부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는 없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자치규약 등을 만들어 가구 내 흡연을 금지하지만 실질적으로 적발하기 어렵다. 통상 가구 내에서 흡연을 하면 환기구 등을 타고 담배 연기가 올라오는데, 이런 경우 정확히 어떤 집에서부터 담배 연기가 흘러들어왔는지 입증하기 쉽지 않다. ‘내가 피우지 않았다’고 잡아떼면 마땅히 제재할 수단이 없는 셈이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