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 거즈 남아 후각 잃었다… “위자료 2500만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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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성형수술 뒤 콧속에 거즈가 남아있어 후각을 잃게 된 환자에게 성형외과 의사가 손해를 배상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환자 A씨가 성형외과 전문의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이로써 B씨는 환자 A씨에게 2500여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A씨는 2016년 7월 B씨가 운영하는 성형외과에서 코를 높이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을 끝낸 뒤 지혈용 거즈를 제거하고 나서도 A씨는 통증과 호흡곤란 증상을 느꼈다.

수술일로부터 열흘이 지나고 이비인후과를 찾은 A씨는 콧속에 아직 제거되지 않은 거즈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냄새를 맡지 못하는 무후각증을 앓게 됐고, 결국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2심 재판부는 B씨의 과실을 인정했다. B씨가 수술 후 A씨 콧속에서 거즈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한 결과 A씨 비강이 감염돼 무후각증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다만 A씨의 과실로 상황이 악화된 점도 있다며 B씨의 배상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잔여 거즈를 제거한 이비인후과에서 A씨에게 상급병원 진료를 권유했음에도 이를 따르지 않아 염증 치료 시기를 놓친 점 역시 무후각증에 영향을 줬다는 판단이다.

A씨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하는 방식을 놓고서는 1·2심 법원 판단이 갈렸다. 노동능력상실률은 후유장해 때문에 상실한 노동 능력의 정도를 비율로 산출한 것으로 손해배상액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1심은 A씨의 노동능력상실률을 15%로 보고 배상액을 4600여만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에 따라 노동능력상실률을 3%로 판단해 배상액을 2500여만원으로 낮췄다.

기존에 노동능력상실률을 산정하는 기준으로 쓰이던 맥브라이드 평가표 대신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을 채택한 것이다. 맥브라이드 평가표는 외국 사례를 토대로 만들어진 장애평가기준이다.

2심 재판부는 “한국 현실에 맞는 노동능력상실지수를 설정한 대한의학회 기준이 다른 평가기준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며 “국가배상 기관에서 배상 액수를 정하기 위한 행정 편의적 기준인 국가배상법 시행령 별표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런 판단에 오류가 없다고 보고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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