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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문화로 자리잡은 英 성혁명...그래도 ‘희망’은 있다

[르포] 영국 현지 성혁명 실태

영국 런던 시내에 있는 성혁명 거리.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 시내에 위치한 한 거리. 이 거리는 일반적인 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나타냈다. 거리 곳곳에 성혁명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과 무지개 조형물이 배치돼 있었다.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한 술집은 동성애자들만이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바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무지개 조형물 옆에서 사진을 찍거나 술집 안팎에서 여흥을 즐겼다. 일부 사람들은 명확히 판별할 수 없는 소리를 외치며 옆에 사람과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중심부에 위치한 성혁명 거리
이 거리는 외곽이 아닌 시내 ‘중심부’에 위치했다. 한국에서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는 거리가 외곽 지역에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영국에서 동성애는 더 이상 소수자들만이 향유하는 문화가 아닌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 곳에 대해 물었다. 인근에서 오랜 기간 자영업에 종사한 헨리(54)는 “최근 20년 새 이 거리와 상권이 눈에 띄게 확장됐고 유동 인구도 부쩍 증가했다”며 “영국인들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즐겨 찾는 국제적 명소가 돼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 왔다는 핸더슨(34)은 최근 이곳에서 느꼈던 남다른 추억에 대해 공유했다. 그는 “지난해 이 거리에서 열린 퀴어 행사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가했었다”며 “그때 느꼈던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이곳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이 현실화된 진보의 장소”라고 말했다. ‘진보의 장소’라는 말은 성혁명에 대해 영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표현이었다.

점차 가속화하는 성혁명
현지 전문가들은 시간이 갈수록 영국에서의 성혁명은 추동력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그 기저에는 지난 1960년대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이뤄진 일련의 법·제도적 합법화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마이클 필립스 크리스천컨선 변호사는 “성혁명은 60년 전부터 꾸준히 진전돼 지난 2010년 ‘평등법’ 제정으로 절정에 이르렀다”며 “과거 동성애를 비롯한 성혁명이 외곽 지역에 있는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이제는 법·제도적 뒷받침을 확보함으로써 여느 문화와 다를바 없는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레 융화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기독교의 쇠퇴도 빨라졌다. 지난 2021년 영국 인구센서스 결과 영국의 크리스천 비율은 46.2%로 뚝 떨어졌다. 한때 70~80%에 달했던 크리스천 비율이 50% 아래로 내려가면서 더 이상 기독교 국가라고 부르기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나아가 성혁명을 지적하는 행위가 공격의 표적이 되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의 심각성을 대변하는 곳이 미래의 중추들을 양성하는 학교다. 영국 학교에서는 성평등, 동성애 등 성혁명 교육이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고, 만약 이를 지적하면 공개적으로 비판 받거나 고소까지 당한다. 안드레아 윌리엄스 크리스천컨선 변호사는 “실제로 성혁명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학생이나 교사가 학부모들이나 다른 교사들의 비판을 이기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전학 가거나 법정에 세워지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들을 법적, 사회적으로 구제하는 게 주요 사명이었다”고 전했다.

반 성혁명을 표방하는 영국 교인들이 지난 2일(현지시간) 런던 시내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이 암담하지만 희망의 끈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영국에는 영적으로 깨어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서 성혁명 물결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단체나 교회에 소속됐거나 개별적으로 사람들을 조직하는 등 저마다 활동 배경은 다양했다.

특히 이들은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거리에서 일종의 ‘버스킹’ 형태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마이크를 잡고 말씀을 전했다. 지나가는 일부 행인들이 조롱한다 해도 별로 개의치 않고 본분에 충실했다. 이 같은 모습에 감화된 사람들은 주변으로 다가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기도했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본질로의 회귀’였다. 최근 회심해 복음 전파에 적극 나섰다는 마크씨(70)는 “지금은 잘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무너졌지만 영국은 성공회 본산이자 감리회 부흥운동이 일어난 바로 그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과거의 복음주의적인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소소하지만 큰 노력들이 번져 영국에 영적 부흥의 기적이 재차 임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런던=글·사진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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