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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韓, 성매매 내몰린 외국 여성 피해 배상해야”

국가인권위원회 로고. 연합뉴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은 4일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성매매 영업 현장에 내몰린 외국인 여성의 인신매매 피해를 배상하라고 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인신매매는 심각한 인권침해”라면서 “(인신매매) 범죄를 예방해야 하는 정부는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지원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권고를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인신매매 방지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달 24일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성매매 현장에 내몰린 외국인 여성의 인신매매 피해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피해자 중심주의와 인권에 기반한 접근 방식을 권고하면서 모든 관련 조치를 6개월 이내에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공연 목적 비자(E-6-2)로 한국에 입국한 필리핀 여성 3명은 곧장 서울의 한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했다. 고용주는 이들의 여권을 압수하고 감금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 3명을 2015년 3월에 체포했다. 당시 이들은 자신들이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여성들의 ‘성매매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했다. 출입국관리소 공무원도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및 인권 침해 여부를 묻지 않았다고 한다. 피해 여성들은 40일 동안 구금된 뒤 출국 명령을 받았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제출된 정보에 의하면 피해자들의 여권 압수 등에 대한 두려움을 볼 때 이들은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볼 수 있다”며 “경찰과 출입국 공무원들은 이런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피해 사실을 알아채야 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취업 등을 구실로 데려온 사람을 그의 취약한 지위를 악용해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도 인신매매로 규정한다.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경찰 수사는 피해자들이 성매매에 연루된 사실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경찰과 법원의 인신매매에 관한 고정관념이 이들을 피해자로 식별하는 데 방해가 됐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 및 시민사회와 협력해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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