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서 현장으로 간 ‘물가 공무원’…“오징어·천일염 얼마예요”

1달새 마트·시장·가공업체 8곳 점검
정부 지원 받고 할인 안 하면 지원금 지급 중단

이지애 해양수산부 유통정책과 주무관과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에서 동태 가격을 확인 중이다. 권민지 기자

치솟는 밥상 물가에 각 부처가 총력전에 나섰다. 핵심은 신속한 대응을 위한 현장 점검이다. 사무실에 앉아있던 물가 담당 공무원들은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으로 나섰다.

지난달 30일 해양수산부 물가안정대응반의 현장점검반도 서울 강서구의 홈플러스 매장을 찾았다. 현장점검반은 지난 1달간 서울의 대형마트부터 강원도의 수산물 가공업체, 인천의 전통시장까지 수산물 가격이 결정되는 8곳의 현장을 훑었다.

이날 홈플러스를 찾은 이지애 해수부 유통정책과 주무관은 한 손에 점검 품목 목록을, 다른 손에 검정 펜을 들었다. 점검 품목을 들여다보고 할인가격에 판매되고 있는지 확인해 하나씩 검은 선으로 지워나갔다. 이미 다 팔려 이날 매장에 없던 품목은 나중에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뜻으로 별표를 쳤다.

점검 품목은 명태·고등어·오징어·갈치·조기·멸치 등 6개 대중성 어종과 정부 비축 물량을 방출 중인 천일염이다. 현재 진행 중인 ‘2023 수산대전’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할인이 이뤄지는 품목도 빼놓을 수 없다. 할인 지정 품목은 명태·고등어·오징어·조기·마른멸치·바닷장어다.

대형마트는 매주 점검 품목 가격을 지점에 전달한다. 기존 판매가격과 할인가를 공유한다. 해수부 또한 이 가격을 전달받아 소비자가 실제 구매하게 되는 가격을 확인하고 현장을 방문해 할인가에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지 점검한다.

예를 들어 중간 크기 오징어(해동)의 기존 판매가격은 1마리당 5900원이다. 하지만 할인품목으로 지정돼 50% 저렴하게 판매되어야 한다. 오징어의 크기에 따라, 생물이냐 냉동이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이 주무관은 매대의 오징어 가격표를 몇 번이고 확인한 후에야 점검 목록에서 오징어를 지웠다. 오징어는 대표적인 서민 수산물이지만 최근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5명으로 구성된 현장점검반은 2명씩 조를 이뤄 현장에 나간다. 놓치는 품목이 없도록 양방향으로 움직이며 이중으로 점검하기 위함이다. 점검반원 1명은 수산물 매대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른 1명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훑는다.

간혹 정부 지원을 받고도 할인 가격에 판매하지 않는 매장이 적발되기도 한다. 고의로 할인을 하지 않고 있다면 정부 지원금 지급이 중단된다. 천일염 등 정부 비축 물량으로 생산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지 않아도 시정조치 대상이다.

이같은 현장점검이 사실상 식품·유통업계에 대한 정부 압박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 재정 투입으로 가격 할인이 이뤄지는 만큼 소비자가 제대로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게 현장점검반의 생각이다. 구도형 해수부 유통정책과장은 “수산물 가격 안정과 현장 소통을 동시에 하는 것”이라며 “직접 소비자를 만나 의견 청취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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