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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여신’ 망명 신청 “평생 돌아가지 않겠다”

아그네스 차우, 캐나다 정부에 망명 신청
홍콩 경찰 “법치에 도전하는 것…무책임”

홍콩 민주화 운동가 아그네스 차우(27)가 2020년 9월 28일 홍콩에서 또 다른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의 선거 포스터 옆에 서 있는 모습. AP뉴시스

홍콩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아그네스 차우(27)가 캐나다 망명 의사를 밝혔다.

4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차우는 전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9월 석사 학위 과정을 밟기 위해 이미 캐나다 토론토로 떠난 사실을 밝혔다. 이날 일본 도쿄TV와의 인터뷰에서도 ”캐나다에 망명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우는 인스타그램에 “국가보안법 사건과 관련한 경찰 출두를 위해 이달 말 홍콩에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홍콩 상황과 나의 안전, 정신적·육체적 건강 등을 신중히 고려한 끝에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고 적었다.

차우는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도중 불법 집회 참가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7개월간 복역하다 2021년 6월 풀려났다. 2020년 8월에도 중국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일간지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75)와 함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기소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대신 그의 여권을 압수하고 정기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조사받을 것을 명령했다.

차우는 올해 토론토 소재 대학으로부터 입학을 허가받고 중국 선전을 방문하는 조건으로 경찰에게 여권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경찰관 5명과 선전으로 이동해 중국 개방에 관한 애국적 전시회에 참석하고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 본사를 방문했다면서 “여행 내내 감시받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차우는 당시 여행에 대해 당국이 자신에게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기술 발전의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경찰에 감사를 표하는 서한을 작성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도 했다.

차우는 “더는 하기 싫은 일을 강제로 하고 싶지 않고, 또 강제로 중국 본토에 가고 싶지 않다”며 “이런 일이 계속되면 내가 안전하다고 해도 몸과 마음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두려움 없는 자유의 가치를 깨달았다”며 “이제 더 이상 체포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고 마침내 하고 싶은 말을 하며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차우는 그동안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려왔다고 호소했다.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이날 성명에서 차우의 행동에 대해 “무책임하고 공개적으로 법치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돌아오지 않는 것을 선택하고 평생 도망자라는 정체성을 가지는 대신, 더 늦기 전에 되돌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차우는 현재 복역 중인 조슈아 웡과 함께 홍콩의 반중국 집회를 상징해온 인물이다. 두 사람이 2011년 결성한 학생운동 단체 ‘학민사조’는 이듬해 홍콩 정부가 친중국적 내용의 국민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 하자 12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차우와 웡은 또 다른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와 함께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직접선거제를 요구하는 2014년 9월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을 주도했다. 당시 차우는 ‘학민여신’으로 불렸다.

한편 일본어 능통자인 차우는 홍콩 내부 상황을 일본어 트윗으로도 꾸준히 알려왔다. 차우를 지지하는 일본인 팔로워가 상당 수 존재한다. 일본 언론은 차우에게 ‘민주여신’이란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들은 시위 이후 홍콩 독립 성향의 ‘데모시스토’라는 정당을 세웠지만 지난해 국가보안법 통과법과 동시에 해체됐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국가 분열과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세력과의 결탁 등 범죄를 저지른 이에게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네이선은 2021년 4월 8일 영국에서 정치적 망명자로 인정받았다.

한편 홍콩 경찰은 지난 7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령이 내려진 로 등 8명의 해외 체류 민주 진영 인사에 대해 1인당 100만 홍콩달러(약 1억70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주변인들을 조사하고 있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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