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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꽃이 핍니다

지하주차장에 햇볕과 바람을 끌어들이고 정원을 조성한 포스코이앤씨의 '바이오필릭 주차장'. 포스코이앤씨 제공

갈등과 민원의 공간이었던 주차장이 갈수록 쾌적하게 바뀌고 있다. 단지 지상을 안전하고 넓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주차공간 100% 지하화는 이제 신축 아파트의 기본이 됐다. 건설사들은 조금이라도 더 넓은 주차공간과 더 많은 전기차 충전시설을 확보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 접목, 지하 정원 도입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DL이앤씨가 신축 단지에 새롭게 적용 중인 AI 주차유도 관제시스템은 차량을 최적의 주차 장소로 안내하는 기술이다. 입주민 차량이 주차장 안으로 들어오면 미리 저장된 차량 정보를 분석해 거주 동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공간을 스마트폰이나 전광판에 알려준다.

이 주차장에서는 운전자가 빈자리를 찾아 빙빙 돌지 않아도 될뿐더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주차 후 집에 들어가기까지 동선을 되도록 줄일 수 있다. 주차가 완료되면 스마트폰이나 세대 월패드에서 차를 어디에 댔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차를 여러 명이 돌아가며 쓰는 가정이라면 마지막으로 차를 탄 사람에게 어디에 주차했는지 일일이 묻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AI 주차유도 시스템은 지난 9월 분양한 서울 강동구 천호3구역 재건축 단지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에 적용된다. 이 아파트는 전기차 충전시설도 법적 설치 기준(전체 주차대수의 5%)보다 2배 이상 갖출 예정이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충분히 갖춰진 충전시설은 ‘좋은 주차장’의 요건 중 하나다. 전기차 오너 입장에서 ‘집밥’을 얼마나 편하게 먹일 수 있는지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전기차 충전시설을 많이 둘수록 좋겠지만 별도 설비가 필요한 탓에 일반 주차공간보다 면적을 더 잡아먹으니 무턱대고 늘리기도 어렵다.

한화 건설부문이 최근 LG유플러스와 함께 국내 최초로 개발한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 ‘포레나 EV 에어 스테이션’은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솔루션이다. 충전 커넥터가 천장에서 내려오는 방식이라 기존 주차공간을 줄이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 충전할 때 케이블이 내려오고 충전이 끝나면 다시 올라간다.

한화 건설부문이 LG유플러스와 함께 국내 최초로 개발한 천장형 전기차 충전시스템. 한화 건설부문 제공

천장에 달린 충전기 한 대로 전기차 3대까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효율적이다. 커넥터가 자동으로 내려왔다가 올라가기 때문에 이용자가 무거운 케이블을 직접 운반할 필요도 없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충전기에 거치된 케이블을 직접 빼 들고 차량 충전부까지 들고 갔다가 충전이 끝나면 다시 거치대로 옮겨야 했다. 이 시스템은 케이블이 천장으로 돌아가다 일정 무게를 감지하면 동작을 멈추는 안전사고 예방 기능을 탑재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시스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주차공간 부족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미 준공한 단지에도 위치 제한 없이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주차장은 차를 더 많이, 더 편하게 댈 수 있도록 하는 물리적·기능적 개선을 넘어 정서적으로도 쾌적한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개발한 ‘바이오필릭 주차장’은 지하주차장에 정원을 조성해 지상과의 단절성을 극복한 사례다. 지하 1층에 햇볕과 바람을 끌어들여 나무와 풀·꽃 등 실제 식물을 심고, 지하 2층 이하는 들어오는 햇빛의 정도에 따라 반양지 식물이나 음지식물, 조경석 등을 조화롭게 갖춘다는 구상이다. 주요 동선은 고급 자재로 마감하고 디자인 조명으로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이 ‘정원을 품은 주차장’은 지난 8월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미국 IDEA 본선에서 수상한 데 이어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동상을 받았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공간을 두지 않고도 각 주차지에서 바로 충전할 수 있는 과금형 콘센트도 갖출 예정”이라며 “화재 예방과 보안 강화를 위해 지능형 영상 감시 시스템을 적용하고 향후 자율주행 주차시스템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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