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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국 인구감소, 중세 흑사병 때보다 빠를 수도”


흑사병 창궐로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 때 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한국 인구가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스 다우서트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간)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에 있어 두드러진 사례연구 대상국”이라며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2018년 1명 이하로 떨어졌고 올해 3분기에는 0.7명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다우서트는 “이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 7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며 “이 같은 인구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사병에 의한 정확한 사망 통계는 없지만, 학계에선 흑사병으로 인구 10명 중 5∼6명이 사망한 지역이 적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두 세대가 지나면 200명이 25명 이하로 줄어든다며 이는 스티븐 킹의 소설 ‘더 스탠드’에서 나오는 인구 붕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소설은 치사율 99%의 가상의 전염병이 창궐에 인류 대부분이 사망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우서트는 “낙관적으로 보면 실제로 한국 출생률이 수십 년 동안 이렇게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2060년대 말까지 인구가 3500만 명 아래로 급락할 것이라는 추정치는 신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감소는 한국 사회를 위기에 빠뜨리기 충분할 수 있다”며 “불가피한 노인 세대의 방치, 광활한 유령도시와 화폐화된 고층빌딩, 고령층 부양 부담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해외 이민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이 (인구감소로) 유능한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면 어느 시점에는 합계 출산율이 1.8인 북한의 침략이 있을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다우서트는 한국의 출산율 감소 원인 중 하나로 ‘잔혹한 입시경쟁 문화’를 소개하며 “일반교육 위에 학원을 덧씌워 학부모의 불안과 학생의 불행을 부추기고, 가정생활을 지옥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보수적 한국 사회에 대한 페미니스트들의 반란과 그에 반발해 나타난 남성들의 반페미니즘이 남녀 간 극심한 대립을 남겼고, 인터넷 게임 문화 등이 한국 젊은 남성을 이성보다 가상의 존재에 빠져들게 한 게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우서트는 “이런 현상은 미국 문화와 대비된다기보다는 미국 역시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 과장되게 나타난 것으로 읽힌다”며 “우리 역시 소모적인 능력주의가 있고, Z세대의 남녀 간 이념적 분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의 상황은 단순히 암울하고 놀라운 현상이라기보다는 미국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일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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