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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넉 달만…순직 채상병 소속 해병대 대대장 보직 해임

사건 발생 4개월가량 지나 조치
해병대 “장기 공백으로 직무수행 곤란”
사단장·사령관은 별다른 징계조치 없어

지난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여름 집중호우 피해복구 지원을 나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모 상병이 소속됐던 해병대 포병대대장 A 중령이 대대장 보직에서 해임됐다. 사건 발생 약 넉 달이 지나 내려진 조치다.

1일 A중령의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이날 열린 해병대 보직해임심의위원회에서 A중령에 대한 대대장 보직 해임이 의결됐다.

해병대가 A중령 측에 전달한 보직 해임 처분서에 따르면 심의위는 “수사개시가 통보된 혐의사실로 인해 장기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 이로 인한 지휘관의 장기간 공석은 부대 운영에 차질을 초래해 지휘관으로서 계속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 8월 24일 경찰에 넘긴 자료를 보면 A중령은 지난 7월 경북 예천지역 호우피해 복구를 위해 내성천에 해병대 장병들을 투입하면서 ‘장화 높이까지만 입수가 가능하다’는 여단장의 지침을 어기고 ‘허리까지 입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경북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의 자료를 넘겨받은 당일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A중령을 수사해왔다.

A중령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다른 부대에서 근무했지만, 형식상 여전히 해당 부대 대대장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기소 전까지 함부로 보직 해임을 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보직 해임 심의를 진행했다. A중령 측은 “책임을 통감하는 의미에서 심의위 결정에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2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A중령의 상관인 임성근 전 1사단장이나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은 아직까지 별다른 징계나 징계성 인사 조치를 받지 않은 상태다. 임성근 전 사단장은 최근 장군 인사에서 본인 의사에 따라 정책연수를 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앞서 해병대 사령부는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 상병 사망 사고를 초동 조사했던 박정훈 대령에 대해 수사단장 보직 해임에 이어 지난 29일 군사경찰병과장에서도 보직 해임을 의결했다.

한편 A중령과 함께 수색작업을 벌였던 또 다른 포병대대장 B중령도 이날 보직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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