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사라진 홍콩 기자 “안전하다”는데… 수상한 SNS

홍콩 SCMP 군사 전문기자 미니 찬 실종
日 교도통신 “베이징 출장 후 행방 모연”
실종 전 주변인들에 “中 당국 조사 걱정”

중국 베이징 출장 중 사라진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소속 군사 전문기자 미니 찬의 SNS 플랫폼 엑스 프로필 사진(왼쪽). 오른쪽 사진은 찬의 페이스북에 지난 11일 올라온 여성 2명 사진이다. 찬과 동일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찬의 주변인은 11월 중 그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물을 다른 누군가에 의해 게시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미니 찬 엑스‧페이스북 캡처

중국 베이징 출장 중 종적을 감춘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소속 군사 전문기자 미니 찬은 페이스북과 엑스(옛 트위터)는 물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링크드인에서도 활동할 만큼 SNS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찬은 특히 사라지기 전인 지난 10월까지 페이스북에 매주 1회 이상, 많으면 하루에도 2차례 넘게 게시물을 올렸다. 하지만 11월 이후 찬의 페이스북 계정에 노출된 게시물은 2일(한국시간) 0시 현재까지 2건이 전부다.

그중 마지막인 지난 11일 올라온 게시물은 의도나 맥락을 알 수 없는 사진들이다. 대답도 없는 찬의 SNS에서 신변안전을 우려하며 “어디에 있는가”라는 댓글만 달리고 있다.

SCMP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찬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찬은 휴가 중”이라며 “찬이 베이징에 있고 개인적 용무를 처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의 가족이 우리에게 알려왔다. 그의 가족은 ‘찬의 사생활을 존중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기자들이 전문적으로 업무할 때 안전은 가장 중요하다. SCMP의 운영과 보도는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30일 찬의 주변인들을 인용해 “지난 10월 29~3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0회 샹산포럼을 취재하러 간 찬의 연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찬의 주변인들은 교도통신에 “찬이 실종 전에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용자의 이력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링크드인을 보면, 찬은 2005년 9월 SCMP에 입사해 18년 넘게 근무한 여성 기자다. 정치‧국방‧외교 분야에서 주로 활동했다. 중국 북경‧광둥어와 영어를 구사하고, 홍콩대에서 국제공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군사 전문기자 미니 찬이 2017년 10월 4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찬은 그해 7월 홍콩에 입항한 중국 항공모함 랴이닝함에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미니 찬 페이스북

찬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주로 SCMP 기사를 공유했고, 종종 일상 사진도 올렸다. 찬이 사라지기 전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완전히 드러낸 사진은 2017년 7월 홍콩에 입항한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촬영해 그해 10월 27일 공개한 것이 유일하다.

하지만 찬의 실종 이후인 지난 11일 그의 페이스북에 아시아권 전통의상으로 추정되는 노란색 옷을 입고 셀카를 찍은 여성 2명의 사진 5장이 올라왔다. 일부 사진은 이모지로 가려졌고, 하트가 붙었다.

이 사진에 설명 없이 다른 계정 아이디 3개가 작성됐다. 그중 비공개로나마 활성화된 계정은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이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찬의 베이징 출장 이후 행적을 짐작할 단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페이스북에서 이 사진들을 놓고 “찬처럼 행동하는 인공지능(AI)처럼 보인다“거나 “찬이 어딘가에 감금돼 은밀하게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며 여려 추측만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 과거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인기 배우 판빙빙이 한동안 행적을 감췄을 때도 ‘감금설’이 불거진 바 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소속 군사 전문기자 미니 찬의 페이스북에 지난 11일 올라온 사진들. 아시아권 전통의상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여성 2명의 얼굴에 이모지를 붙인 사진이 게시됐다. 미니 찬 페이스북 캡처

찬의 페이스북에서 11월 중 올라온 또 하나의 게시물은 지난 1일 SCMP 동료 기자 잭 라우와 함께 작성한 샹산포럼 관련 기사를 공유한 것이다. 이 게시물에 붙은 댓글에 찬은 대답하지 않고 있다.

찬의 주변인들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1월 중 올라온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해 “찬이 올리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일 “찬 기자의 신변에 대해 미국 워싱턴 DC 주재 중국대사관에게 질의했지만 ‘정보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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