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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왜 롤도사를 선택했을까

라이엇 게임즈 제공

KT 롤스터가 마지막 퍼즐로 롤도사 ‘베릴’ 조건희를 골랐다.

KT는 30일 SNS 채널을 통해 조건희의 영입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KT는 신인 ‘퍼펙트’ 이승민과 ‘표식’ 홍창현, ‘비디디’ 곽보성, ‘데프트’ 김혁규와 조건희로 차기 시즌 1군 엔트리 구성을 완료했다.

KT는 왜 마지막 퍼즐로 조건희를 선택했을까. 조건희는 양날의 검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한 남다른 인사이트를 갖췄지만 동시에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메카닉(피지컬)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받는다. 특히 ‘덕담’ 서대길, ‘파덕’ 박석현과 호흡을 맞춘 올해는 유독 라인전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KT는 롤도사를 선택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대격변을 예고한 상황에서, 그의 게임에 대한 통찰력이 빛을 발할 거로 본 까닭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2024년에 큰 변화를 예고해둔 상태다. 공허 전령과 공허 정글 몬스터가 새로 추가되고 내셔 남작 둥지 근처 지형도 변경된다. 3개 라인의 갱킹 루트가 추가되거나 삭제된다. 신화급 아이템도 3년 만에 사라진다. 바뀐 게임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고, 새롭게 전략의 기조를 세울 사령관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풍수지리에 밝은 롤도사의 강점이 발휘만 된다면 팀에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1년 전 DRX에서 그와 함께 ‘중꺾마’ 신드롬을 썼던 김혁규가 먼저 나서서 강동훈 감독에게 영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강 감독은 30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보통 선수를 영입할 때 내년 팀의 게임 방향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의견을 주고받는다”면서 “최근 혁규, 창현이와 내년 게임 변경점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도중 혁규가 ‘이런 친구(조건희)가 팀에 필요하다’고 해서 조건희의 영입을 검토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KT는 조건희보다 앞서 김혁규와 홍창현을 영입했다. 팀이 주전 서포터를 낙점해두지 않은 상황에서 강 감독과 두 선수는 내년 경기 운영 계획에 대해 얘기를 나다. 그 과정에서 김혁규가 조건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강 감독은 고민 끝에 설렘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않았던 조건희와 약속을 잡았다.

곧 만난 두 사람은 게임 철학과 관련된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 강 감독은 “선수가 보여준 진정성이 인상 깊었다. 감독과 선수는 게임 철학이 잘 맞아야 하는데, 여러모로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잘 맞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조건희 역시 강 감독에게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거나 “MBTI가 어떻게 되시냐”며 빠르게 마음을 열었다는 후문이다.

롤도사는 다시 한번 신통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팀과 코칭스태프가 다루기에 따라서 그는 폭탄 목걸이도, 다이아몬드 목걸이도 될 수 있다. 올해 아쉬운 모습을 보였음에도 조건희를 향한 기대감이 여전한 건 그가 과거에 보여줬던 플레이가 워낙 화려해서다. 조건희를 향한 평가 중에는 인상적인 것들이 많다. 그와 한솥밥을 먹었던 한 관계자는 “조건희와 같이 해보면 ‘이 선수는 이래서 월즈 우승을 했구나’싶다. 그러다가 10분 후에는 ‘이 선수가 어떻게 월즈 우승을 했지?’싶다. 또 10분 뒤에 다시 ‘이래서 월즈 우승을 했구나’가 반복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선수는 “조건희가 속한 팀이 큰 경기에 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건희야 말로 큰 경기에서 절대 긴장하지 않는 선수”라면서 “그런데 조건희의 발성이 워낙 좋아서 목소리가 귀에 잘 꽂힌다. ‘LoL 월드 챔피언십’처럼 아무리 큰 경기여도 목소리가 쉬지 않고 들려서 긴장할 틈이 생기지 않는다”고 진지하게 조건희의 ‘빅게임 버프’를 고평가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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