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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거꾸로 돌린 MZ들… 스티커사진에 사진첩도 유행

에이블리에서 판매중인 포토앨범 모습. 에이블리 제공

주부 이주연(29)씨는 얼마 전 남편과 함께 아홉살인 딸을 데리고 스티커사진을 찍었다. 이씨는 “가족끼리 나들이를 나갔는데 스티커사진 가게가 보여 호기심에 들어가 사진을 찍었다”며 “내가 어릴 적 엄마와 함께 스티커 사진을 찍었던 기억을 딸에게 들려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레트로 사진놀이’가 계속되고 있다. 오래된 디카나 캠코더를 중고로 구해 사진을 찍고, 실물로 인화한 사진을 사진첩에 꽂아 보관한다. 최근엔 추억 뒤편으로 사라져갔던 스티커사진 가게까지 부활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최근 한 달 간(지난달 20일~지난 20일) ‘포토앨범⋅콜북’ 카테고리의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고 30일 밝혔다. 같은 기간 스티커·마스킹 테이프 등 사진이나 앨범을 꾸밀 수 있는 품목들이 포함된 ‘스티커·다꾸(다이어리 꾸미기)’ 카테고리도 판매량이 50% 증가했다.

뉴트로 트렌드의 일환으로, 스마트폰에만 사진을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화한 사진을 모으는 것이 유행하면서 포토앨범이 덩달아 인기를 얻게 됐다. ‘인생네컷’ 등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뽑을 수 있는 무인 사진가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 인생네컷은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영국, 일본 등 해외까지 진출했다.

일명 ‘똑딱이 디카’ 열풍도 여전하다. 똑딱이 디카는 2000년대 초반에 흔하게 사용됐던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다. 이제는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모델이라 중고 상품인 ‘빈티지 디카’를 구입해 사용해야 한다.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싸게는 2만원부터 비싸게는 20만원선까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부산에 사는 프리랜서 김영은(30)씨는 빈티지 디카 판매 사이트를 수도없이 들락거린 끝에 지난해 중순 원하던 분홍색의 카메라를 손에 넣었다. 김씨는 “이 사이트에는 매주 한번씩 매물이 올라오는데, 잠시 고민하거나 늦게 들어가면 짧은 시간 새에 팔려나가는 탓에 물건을 사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레트로 느낌을 내기 위해 똑딱이 디카를 산 것이기 때문에, 카메라 화소가 아니라 디자인이 더 중요했다고 한다.

최근엔 2000년대의 감성을 그대로 살린 스티커사진까지 부활했다. 홍대·신림·대학로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지역을 위주로 스티커사진 가게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의도한 촌스러움을 풍기는 굴림체로 간판을 만들어 달고, 상호명은 오래된 유행어인 ‘얼짱(외모가 뛰어난 사람)’으로 붙였다. 레트로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다. 매장 곳곳은 원색과 네온사인으로 꾸몄다.

수요가 늘면서 중고 카메라, 필름의 시세는 크게 뛰고 있다. 필름 카메라 촬영이 취미인 직장인 김보배(30)씨는 “필름값이 체감상 2019년에 비해 3~4배는 뛰었다”며 “값이 만만치 않아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인데, 필름 카메라만의 느낌이 좋아서 취미를 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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