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유정 썼던 과외앱서 또?…학부모 사칭男 경찰 수사

국민일보 DB

‘부산 또래 여성 살해사건’의 정유정이 범행 대상을 찾는 데 이용했던 유명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에서 30대 남성이 학부모를 사칭해 여성 과외교사에게 접근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과외 중개 앱을 운영하는 A사는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B씨(35)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B씨는 다른 사람의 신원을 도용해 과외 앱에 가입한 뒤 여성 과외교사들에게 동영상 등을 보내 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A사가 운영 중인 과외 중개 앱은 앞서 정유정이 범행 대상을 찾는 데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B씨는 과외 중개 앱을 통해 학부모인 척 한 여성 회원에게 “딸에게 과외를 해줄 수 있느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흔한 과외 요청으로 생각한 이 여성은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수업 일정을 조율하면서 이상한 징후가 감지됐다. B씨 계정 프로필에는 ‘만 59세 여성’이라는 인적 정보가 기재돼 있었는데, 실제 연락해보니 B씨는 남성이었다.

문의 내용도 이상했다. 여성의 직업을 들은 B씨는 “딸 장래희망과 같다. (딸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한다”며 “동영상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혼자 사는지’ ‘집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등을 묻기도 했다.

불안한 마음에 여성은 화상 시스템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을 제안했다. 그러자 B씨가 갑자기 돌변했다. 그간 수업 날짜를 거듭 미루며 동영상을 보내 달라던 B씨가 대뜸 “당장 내일 우리 집에 와 수업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당황한 여성은 “카페에서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지만, B씨는 방문 수업을 고집했다. B씨는 여성에게 선금 명목으로 3만원을 보낸 뒤 “돈까지 보냈는데 수업을 하지 않으면 금액의 2배를 돌려줘야 한다”고 말하거나 “집에 와서 테스트만 해보자”고 끈질기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B씨 행태를 A사에 신고했다. 그와 함께 과외 앱에 등록된 자신의 신상정보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A사가 확인한 결과, B씨는 이전에도 비슷한 건으로 적발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이 세 번째였다. B씨는 과거 여성 회원들에게 집중적으로 연락을 취한 것이 문제가 돼 재가입 불가 조치를 받았다. 다른 사람 신원 정보를 도용해 가입했다가 적발돼 이용 정지를 당했지만, 이번에 또다시 타인 신원 정보를 빌려 계정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딸 얘기도 거짓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A사는 정유정 사건 이후 모든 회원에게 신원 인증 절차를 적용하고 모니터링 인력을 보강하는 등 대대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했지만, B씨는 이를 쉽게 뚫었다. A사 관계자는 “B씨가 악의적으로 타인 신원으로 인증을 진행한 것”이라며 “모니터링과 신고 제도를 강화하고 추가적인 인증 절차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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