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에, K컬처에 한일 항공 노선 좌석수 세계 4위

11월 한일 좌석 수 207만석… 2019년 대비 51%↑


직장인 신모(33)씨는 올해 2월과 6월 두 차례 일본 도쿄로 여행을 다녀왔다. 엔화가 싼 데다 볼거리, 먹거리 등 넘치기 때문이다. 한국의 절반 가격 정도에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는 점, 유명 일본 브랜드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점도 한몫했다. 신씨는 “원래도 놀러 가기 좋았는데,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더욱 매력적인 여행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을 찾은 관광객 수는 158만 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높다.

이렇게 활발한 한국과 일본의 교류는 항공편 좌석 수로도 확인됐다. 28일 영국의 항공 운항 정보 업체 OAG에 따르면 11월 기준 한국과 일본 간 항공편 좌석 수는 207만7843석이다. OAG는 2019년과 2023년 11월 한 달간 항공사 좌석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내놨다.

한-일 좌석 수는 전 세계 국가 간 항공편 좌석 수와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일본 노선은 미국-멕시코(376만9577석), 스페인-영국(300만7216석), 캐나다-미국(295만6857석)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를 차지했다. 5위는 아랍에미리트-인도로 198만7664석이다.

성장세도 강력했다. 한-일 노선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월보다 5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가 간 항공편 좌석 수가 많은 20개 노선 중 두 번째에 해당한다.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인 건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노선으로 94.4%가 증가했다.

양국 노선이 활발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에선 역대급 엔저 효과로 소위 ‘일본여행 붐’이 일었다. 일본 여행 경비 부담이 줄어들자 너도나도 일본 여행에 나선 것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외국인 무비자 입국을 재개하고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선 도쿄 오사카 등 주요 관광지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를 찾는 한국인도 늘고 있다. 일본 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1~9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 한국인은 489만4800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방한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찾는 배경에는 ‘K-팝’과 ‘K-드라마’ 등 한국 문화가 유행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K-드라마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일본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한국 가수들이 일본에서 공연하는 일도 늘어났다. 드라마 등이 유행하면서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일본 관광객은 한국 방문 선택 시 고려 요인으로 ‘음식·미식 탐방’을 1순위로 꼽았다.

다만 한국과 중국의 항공편 좌석 수는 126만1237석으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35.1%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지난 8월 한국에 대한 자국민의 해외 단체 관광을 허용했지만, 관광객 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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