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여배우 불쾌할 정도로…” 참모가 본 몰락 과정

저서 ‘몰락의 시간’서 “의전 중독, 여성 편력” 등 폭로

여성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해 온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8월 4일 오전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3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만기출소하고 있다. 뉴시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전 수행비서 문상철(40)씨가 안 전 지사와 함께한 7년의 기록을 책으로 펴냈다.

문씨는 최근 출간한 저서 ‘몰락의 시간’(메디치미디어)에서 2018년 3월 김씨의 성폭행 폭로 직후 “안희정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지난 7년여의 여정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돌이켰다.

안 전 지사를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해 온 문씨는 ‘미투’ 사건이 일어나기 오래전부터 이미 안 전 지사의 몰락은 예견된 것이었고 더 나아가 정치권력을 쥔 사람은 누구라도 ‘제2, 제3의 안희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책은 안 전 지사가 충남지사에 당선된 2010년부터 시작한다. 당시 안 전 지사는 보고와 결재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연임에 성공한 후 안 전 지사는 서서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수행비서였던 문상철씨가 쓴 '몰락의 시간'. 메디치 미디어 제공

안 전 지사는 서서히 ‘의전’에 익숙해지는 등 현실정치에 물들어갔다고 문씨는 전했다. 팬덤에 의해 영웅심리에 젖은 정치인으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안 전 지사의 출퇴근 시 근무자가 정자세로 경례하며 영접해야 했고, 커피에 시럽을 얼마나 넣는지까지 업무 매뉴얼에 담겼다.

‘여성 편력’이라는 제목의 챕터에서 문씨는 늦은 저녁 프로필 사진 촬영 일정을 취소하려던 안 전 지사가 스튜디오에 유명 여배우가 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운전기사에게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안 전 지사가 여배우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계속 말을 걸어 곁에서 보기에도 불안했고, 결국 여배우가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며 스튜디오를 떴다고 한다. 또 언론인 만남 일정 중에는 여기자들과의 저녁 자리를 가장 선호했다고도 전했다.

문씨는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내가 겪은 일들이 감히 나 혼자서만 간직할 수 있는 사유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공공의 영역에서 경험한 나의 일들은 모두가 알고,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의 공공재”라고 말했다. 그는 인세 전액을 한국성폭력상담소에 기부해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데 쓸 계획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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