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쏴 고양이 죽이고 SNS 공유 20대… 2심서 법정구속

고양이·토끼 학대하고 살해한 혐의…2심서 징역 8개월 실형
재판부 “죄질 매우 좋지 않아” 지적
시민단체 “학대 채팅방 참여자들에 경고 되길”

입력 : 2023-10-18 18:03/수정 : 2023-10-18 18:06

활을 쏴 길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뒤 채팅방에 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나경선 부장판사)는 18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A씨(29)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나 동기, 방법 등을 살펴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동물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을 박탈한 데는 정당한 이유가 없었고, 생명 경시적 성향을 고려할 때 재범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1심 선고를 깬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가 잘못을 시인하면서 범행 이후 동물 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를 선고했었다.

A씨는 이날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A씨는 2020년 1월 충북 영동에서 길고양이에게 화살을 쏘고, 쓰러진 채 자신을 쳐다보는 고양이의 모습을 촬영한 뒤 잔인하게 죽인 혐의를 받는다.

또 2020년 충남 태안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서 포획 틀로 고양이를 유인한 뒤 감금하고 학대한 혐의도 있다. 그해 9월쯤에는 토끼의 신체를 훼손하고 죽이기도 했다.

A씨는 자신의 범행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2020년 9월 중순부터 그해 12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고어전문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렸다.

고어전문방은 야생동물을 포획하고 살해하는 방법과 함께 범행 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다. 이 방에 80여명이 참여했으며 대부분 미성년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며 2021년 1월 폐쇄됐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자유연대 등 시민단체는 2021년 1월 A씨 등 채팅방 이용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채팅방 방장 역시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내용의 영상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 300만원이 확정된 바 있다.

이날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2심 재판을 지켜본 최민경 동물권행동 카라 팀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범행이 계획적이고 잔혹했음에도 1심에서 집행유예가 나와 시민사회의 실망과 분노가 컸다”면서 “2심에서 1심 선고 형량이 죄질에 비해 약함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동물 학대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다른 학대 채팅방 참여자들에게도 경고가 되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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