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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저장소’ 확보하라… 산업계 ‘국경 넘는 CCS 프로젝트’ 잰걸음

호주 다윈 LNG 터미널 내에 탄소 포집(Carbon Capture) 설비인 흡수탑 두 개가 설치되어 있다. SK E&S 제공

한국 기업들이 ‘탄소 저장소’ 확보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주요국에서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탄소 배출 저감은 필수사항으로 자리를 잡았다. 당장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없다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에 묻는 게 현실적이다. 하지만 한국엔 안정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고갈 유전이나 가스전이 부족하다. 이에 국경을 넘나드는 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국경 통과 CCS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기업은 증가세다. 한국석유공사, 한화, 에어리퀴드코리아, 쉘 등 4개 기업은 지난 11일 ‘셰퍼드 프로젝트’에 추가로 합류했다. 셰퍼드 프로젝트는 울산‧여수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말레이시아(사라왁)로 이송·저장하는 사업이다. 10개 기업(SK에너지, SK어스온,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 등)이 ‘셰퍼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SK에너지와 롯데케미칼에서 탄소 포집을, 삼성엔지니어링이 이산화탄소 수출 설비 구축을, 삼성중공업이 해상운송을, SK어스온과 페트로나스가 이산화탄소 주입을 맡는 식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그룹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말레이시아(사라왁 및 말레이반도) 해상의 고갈 가스전에 저장하는 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있다. 유망 후보지의 저장 잠재성 및 경제성을 판단 중인 것이다.

SK E&S는 충남 보령시에서 블루수소를 생산하며 배출하게 될 탄소를 잡아서 동티모르 해상의 고갈 가스전에 영구 격리할 예정이다. 오는 2025~26년을 땅속 저장 개시시점으로 잡고 있다.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건 한국엔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으로 격리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서다. 고갈 유‧가스전은 오랜 기간 석유나 천연가스를 시추하며 쌓은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활하게 이산화탄소를 주입·격리할 수 있다. 중동 호주 동남아시아 등과 비교해 한국에 있는 고갈 유·가스전 숫자는 무시할 만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안에 탄소를 저장하는 게 가장 싸다. 그게 어려우니까 해외 저장소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 통과 CCS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제도·정책적 변수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 ‘지원사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K E&S 관계자는 “기술적 준비나 이산화탄소 공급·수요처 확보를 마쳤다. 호주의 국제해사기구(IMO) 기탁, 동티모르의 CCS 제도 마련 등의 정책 과제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국CCUS추진단은 “대규모·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CCS 사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매우 크다. 정부가 해외 저장소 확보 및 국외 CCS 사업 활성화를 위해 외교·재정·기술·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고갈 유·가스전이 많은 아랍에미레이트(2023년) 호주(2021년) 등의 국가들과 CCS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 제정을 목표로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전 과정을 포괄하는 법률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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