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뒤 평생을 우리에 갇혀 살았던 침팬지가 처음으로 하늘을 보고 감격스러워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화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동물단체 ‘세이브더침팬지’(Save the Chimps)는 평생을 실험실과 보호소 등 우리에 갇혀 지내다 구조된 29살 암컷 침팬지 ‘바닐라’의 모습을 공개했다.
단체에 따르면 바닐라는 1994년 7월 태어난 직후 엄마와 분리돼 뉴욕의 영장류 실험 연구소의 좁은 철장에서 자랐다.
바닐라는 1997년 연구소가 문을 닫은 이후에도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열악한 환경의 보호소로 보내졌다. 이곳에서 바닐라는 사슬에 묶인 채 또다시 실내 우리 안에서 지냈다.
평생을 실내에 갇혀 살던 바닐라는 지난해 7월 세이브더침팬지에 의해 구조됐다.
이후 플로리다주 동부 해안가에 있는 침팬지 보호구역으로 옮겨졌다. 이 보호구역은 면적이 3에이커(약 3600평)에 달하는 넓은 야외 잔디밭으로 구성돼 있으며 18마리의 침팬지가 생활하고 있다.
단체는 바닐라가 처음 이 보호구역에 도착한 뒤 보인 반응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보호구역에 들어선 바닐라는 먼저 이곳에서 생활하던 우두머리 침팬지 ‘드와이트’와 반갑다는 듯 서로 껴안았다.
이어 바닐라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바닐라는 신기하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탄하듯 입을 벌리며 하늘을 쳐다보다 잔디밭으로 뛰어나갔다.
단체는 “바닐라는 평생 처음으로 탁 트인 하늘을 올려다보며 경외감을 느꼈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바닐라는 다른 침팬지들과 어울리며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세이브더침팬지는 “바닐라에게는 긴 미래가 있다”며 “앞으로 여기서 30~40년은 더 살 수 있다. 바닐라가 마침내 자연 서식지에서 자신의 세계를 갖게 되어 기뻐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체가 공개한 영상은 30일 현재 조회수 110만회를 돌파하며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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