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닦기용?” “비계 한겹살” 이건 삼겹살인가 아닌가

국내 유통업계는 지난 3일 ‘삼겹살 데이’(3월 3일)를 맞아 삼겹살과 목살 등 돼지고기를 4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대규모 행사를 펼쳤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삼겹살 데이에 구매한 삼겹살에 비계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인증 사진과 함께 올라오고 있다.

9일 한 맘카페에는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삼겹살 후기가 올라왔다. 작성자는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삼겹살을 저울에 올린 채 무게와 함께 사진을 찍은 뒤 절반 가까운 비계를 제거한 뒤 다시 저울에 올려 비교하는 사진을 찍었다. 작성자가 비계를 제거하고 나니 580g이었던 삼겹살은 346g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직성자는 “할인하기에 샀는데 절반이 비계”라며 “앞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는 절대 삼겹살을 사지 않겠다”고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비계가 절반이라 반품을 접수했더니 ‘단순 변심’이라며 배송비 6000원을 부담해야 했다”며 “다시는 세일 기간에 삼겹살을 사지 않겠다”는 댓글도 달렸다.


지난 8일에도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는 ‘삼겹살 데이에 믿고 구입한 반값 한돈’이라는 제목과 함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삼겹살은 비계가 고기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불판닦기용 아니냐” “삼겹살이 아니라 지방 한겹살” “너무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물론 삼겹살의 경우 고기와 지방의 비율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이 때문에 단지 ‘비계가 생각보다 많다’는 이유만으로 문제를 삼기는 애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문제는 비계가 많은 고기를 아래쪽에 깔아두는 ‘눈속임’ 행태다. 소비자들의 눈에 보이는 위쪽 부분에는 비계가 적은 부분을 올려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아래쪽에는 비계 비율이 높은 고기를 깔아두는 식이다. 온라인에서 판매할 경우에도 실제 비계 비율과 비슷한 사진을 올려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SSG닷컴 등 국내 유명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삼겹살 데이를 앞두고 대대적인 할인 경쟁을 벌였다. 반값 할인 행사가 진행됐고, 한 대형마트에서는 삼겹살을 10년 전 가격인 100g당 990원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비계’ 논란은 특정 업체가 아니라 대부분의 유통 업체에서 발생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사진과 함께 비판적인 구매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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