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당일 아파트에 일장기를 내걸어 이웃과 마찰을 빚은 세종시 한솔동 주민이 대한광복회 회원들의 항의 방문 당시 “유관순이 실존인물이냐” 등 망언을 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공개됐다.
6일 온라인에는 세종 지역 매체 더세종포커스가 지난 2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이 재조명됐다. 영상에는 광복회 세종시지부 회원들이 전날 일장기를 내건 가구를 항의 방문했을 당시 상황이 담겼다.
영상에서 해당 가구의 부인 A씨는 닫힌 현관문 밖에서 일장기를 내건 이유를 묻는 회원들에게 “주거침입죄로 고소하겠다”고 대응했다. 회원들이 ‘3·1절에 왜 일장기를 걸었느냐. 일본인이 맞느냐’고 묻자 A씨는 “3·1절이 무슨 날이냐”면서 “유관순이 실존인물이냐”고 했다.
A씨는 또 “일장기 걸면 눈이 뒤집히냐”면서 “(당신들은) 간첩이냐. 간첩죄로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너희 인공기한테도 그렇게 하니. 남의 집 찾아와 가지고. 미개하다 미개해 아주”라면서 “닥쳐, 이 ○아”라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사건 이후 A씨 부부는 집을 찾아온 이들을 상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세종남부경찰서는 A씨 부부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집에 찾아와 항의한 사람들을 처벌해 달라’는 민원을 신청해 사건을 접수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A씨 부부는 온라인에서 고소 사실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A씨 남편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장기 게양은 위법도 아니고, 일본과의 협력을 지향하는 의사 표시”라며 “본인을 모욕하고 신상, 개인정보 유출한 건들, 아이디 특정해 싹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또 “애국심이 얼마나 넘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사 공부도 좀 하고 협력 국가라는 점에 대한 의사표시에 대해 위법과 불법을 감행하면서까지 하는 당신들의 행동에 기가 막혀 박수를 치고 간다”고 비아냥댔다.
A씨도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히노마루(일장기)를 게양한 집의 처”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온갖 욕설과 불법행위 아주 가관이었다. 네가 글 올려서 덕분에 잘 고소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불행한 너희들이 한국이라 벌금형이겠지만 합의 없다. 욕설한 게 애국이라는 수준 보니 참 기가 막힌다. 약식기소 통보서 나오면 남편한테 잘 숨기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A씨 부부는 3·1절인 지난 1일 아파트 발코니에 일장기를 게양해 이웃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항의하는 이웃들에게 “난 일본인이다. 한국이 너무 싫다”며 철거를 거부하다 오후 4시쯤 자진해서 일장기를 내렸다. 하지만 세종시 측은 A씨 부부에 대해 “입주민 카드에는 한국인으로 돼 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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