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가 조작을 할 줄 알아야 하든지 할 것 아니야. 몰라. 나는 그런 거(주가 조작) 할 줄은….”
“나는 굿 같은 거는 단 한 번도, 내 인생에 우리 남편하고 나는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 그런 거 제일 싫어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자신을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무속 논란 등에 대해 직접 언급한 내용이 뒤늦게 전해졌다. 앞서 지난 대선 기간에 친야 성향 인터넷 매체가 공개한 일명 ‘김건희 7시간 녹취록’의 미공개분이 최근 공개되면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가 유튜브 매체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 2021년 7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전화통화로 나눈 대화 녹취록 가운데 지난해 1월 MBC ‘스트레이트’ 보도 당시 빠졌던 내용을 지난 19일 월간조선이 보도했다. 녹취록 공개 당시 여권에서는 “김 여사에게 유리한 내용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녹취에서 김 여사는 2011년 11월 15일 통화 중 이 기자가 ‘내일 또 권오수 또 실질심사 들어가네’라고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운을 떼자 “그러니까, 십몇 년 전 거를 지금 이렇게 하는 거야. 나 결혼하기도 전 일을 가지고. 아유 뭐 할 수 없지. (남편이 정치 선언을 했으니) 어떻게 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 “우리를 공격하려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주가 조작을 할 줄 알아야 하든지 할 것 아니야. 몰라. 나는 그런 거(주가 조작) 할 줄은…”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무속 논란도 거론됐다. 김 여사는 2021년 10월 13일 통화에서 “나는 굿 같은 거는 단 한 번도, 내 인생에 우리 남편하고 나는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 그런 거 제일 싫어해”라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성경 공부 되게 오래 하고, 불교 공부도 많이 했다”며 “무속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을 뿐이지 결코 추종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정치 공작”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발 사주 의혹은 2020년 4·15 총선(21대)을 앞두고 당시 김웅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가 대검 수사 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받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김 여사는 2021년 9월 3일 통화에서 “우리는 한 적이 없는데 정치 공작하는 것”이라며 “우리 남편이 (고발을 사주했다는 시기인) 4월 조금 전부터 여기저기 종기가 나서 수술을 했다.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해서 하루종일 집에서 끙끙 앓았다. 4월 3일 병원 간 기록도 있다”고 돌이켰다.
그는 “우리 남편은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고, 원래 그런 거 안 한다”면서 “누가 고소하겠다고 해도 그걸 또 말리는 사람인데. 우리 그래서 (쥴리 의혹 등에 대해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하나도 못 했잖아요. 무슨 고소 고발을 뒤에서 시키겠어요?”라고 반문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에 대해 “정말 의리 있는 남자”라고 평했다. 그는 2021년 7월 12일 통화에서 “(남편이) 너무너무 순진하고 너무너무 정이 많아요”라며 “우리 남편 정말 의리 있어요. 지위(地位) 이런 거 안 가리고. 만약 명수씨(이 기자) 부모님이 돌아가시잖아요? 우리 남편은 사흘 밤낮을 같이 자고, 같이 술 마셔주고 상주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에요. 정말 남자예요. 제가 그래서 좋아하는 거거든요. 뺀질이가 아니에요. 우리 남편은”라고 얘기했다.
앞서 ‘7시간 녹취록’은 이 기자가 김 여사와의 대화를 녹음한 뒤 MBC ‘스트레이트’에 넘겼다. 보도 예고가 알려지자 민주당 인사들은 ‘본방 사수’를 격려했고, 해당 방송 시청률은 17%를 기록했다. 당시 스트레이트 측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수사 중인 사건이나 사생활 관련 내용은 배제하라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를 보도하지 못했다.
한편 김 여사는 2022년 1월 서울의 소리를 상대로 “불법 녹음행위와 법원의 가처분 결정 취지를 무시한 방송으로 인격권, 명예권, 프라이버시권을 침해당했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10일 서울의 소리 측에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 여사는 배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서울의 소리 측은 그러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예고한 상황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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