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연인의 스마트워치를 자르고 차량에 납치·감금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체포된 뒤 옛 연인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을 자백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2일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옛 연인을 납치한 2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차량을 제공하며 범행에 함께 가담한 친구 B씨도 함께 체포했다.
A씨와 B씨는 이날 오전 1시50분쯤 “집에 두고 온 짐을 빼러 가겠다”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집에 찾아가 C씨를 납치해 차량에 가둔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감금)를 받는다.
이들은 C씨가 물건을 건네주려고 현관문을 열자 끌어내 감금했다. C씨는 이틀 전 A씨를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한 뒤 스마트워치를 받았다. A씨는 C씨를 끌어낸 뒤 그가 차고 있던 스마트워치를 가위로 잘라 인근 화단에 버렸다.
A씨는 C씨를 태운 채 서울 관악구 방향으로 40분가량 차를 몰았다. A씨는 차 안에서 C씨에게 자신을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한 이유를 추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경찰서는 납치 직후 C씨로부터 직접 신고를 접수하고 차량 이동경로를 파악해 인근 경찰서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1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2시46분쯤 관악구 봉천동 도로에서 B씨를 체포했다. A씨도 30여분 뒤 봉천동 주택가에서 검거됐다.
A씨와 C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달 초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간이시약 검사 결과 두 사람 모두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초기 조사를 마친 뒤 C씨는 일단 돌려보냈다. 경찰은 C씨 납치 당시 이웃이 신고한 폭행 혐의도 조사 중이다. 현재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검토 중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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