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대항마 ‘바드’(Bard)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챗GPT가 출시 2개월여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출시 발표를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온라인 정보검색 대전이 본격 시작한 것으로 평가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바드가 신뢰할만한 테스터들에게 개방될 것”이라며 “향후 수 주안에 일반인들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개발자들이 바드를 이용해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내달부터 기업과 개발자, 크리에이터에게 생성 언어 API(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오는 8일 바드 관련 오픈 행사를 열 계획이다.
바드의 공식 명칭은 ‘어프렌티스 바드’(Apprentice Bard)로 ‘견습 음유시인’이라는 뜻을 지녔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언어 프로그램 ‘람다’(LaMDA)에 의해 구동된다. 피차이 CEO는 “바드는 전 세계 지식의 넓이와 우리 AI의 지능과 창의성을 결합하고자 한다”며 “바드는 웹의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최신의 고품질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드를 이용하면 나사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구조를 9살 어린이에게 설명하는 것처럼 알기 쉽게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6년 전 이미 회사를 AI 중심 기업으로 바꾸고, 그동안 AI 챗봇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AI 챗봇은 인터넷에 올라온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정보를 생산하기 때문에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기 어렵고, 여성이나 유색 인종, 소수자 등에 편향된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은 AI가 편향되거나 유해한 진술을 하면 회사 명성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의 기술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꺼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챗GPT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NYT는 “챗GPT가 데뷔했을 때 구글의 신중함은 AI 혁신가로서의 이점을 잠식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피차이 CEO는 지난해 12월 ‘코드 레드’를 발령하며 여러 연구팀에 제품 출시를 서두르도록 업무를 조정했다. AI 전략 관련 회의에 직접 참석하고, 3년 전 회사를 떠난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불러들여 대책을 강구했다.
구글은 최근 ‘클로드’라는 새로운 AI 챗봇을 개발 중인 앤스로픽과 제휴 관계를 맺고 약 4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AI 챗봇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구글이 AI 챗봇 출시 발표를 하자 곧바로 “7일 몇 가지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진행 상황을 공유하겠다”며 깜짝 이벤트 개최를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챗GPT 최신 버전(GPT-4)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이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담길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의 발표를 의식한 행사라는 것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도 조만간 자체 AI 챗봇 ‘어니’를 공개할 예정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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